[2009 샛별] 3인조 밴드 ‘메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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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10곡을 담은 데뷔앨범 ‘비 메이트(Be Mate)’로 음악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3인조 그룹 ‘메이트’. 왼쪽부터 정준일(보컬·피아노), 임헌일(보컬·기타), 이현재(드럼). [김경빈 기자]

‘운(運)도 실력’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다면, 아마 이런 팀이 있기 때문일 터. 정준일(26)·임헌일(26)·이현재(21) 세 명의 멤버로 이뤄진 밴드 ‘메이트’ 얘기다.

이들은 데뷔 음반이 나오기도 전인 올 1월, 영화 ‘원스(Once)’의 주인공인 ‘스웰시즌’ 내한공연장 로비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었다가 ‘스웰시즌’의 남자 가수 글렌 한사드의 즉석 제안을 받아 게스트로 무대에 서는 행운을 얻었다.

이 공연으로 음악팬들 사이에 “‘스웰시즌’에게 인정받은 신인”으로 소문났던 이들은 지난달 말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하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첫 TV 출연이었는데, 유희열 선배가 칭찬을 너무 많이 해 주신 덕인지 순식간에 팬이 급증했어요. 실은 멤버 중 정준일과 임헌일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인데, 유 선배가 두번 다 심사위원을 맡았던 인연이 있죠.”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거머쥘 수 있었던 건 탄탄한 실력 덕이다. 정준일과 임헌일은 ‘메이트’로 뭉치기 전부터 각자 재즈 피아니스트로, 유명 가수들의 세션맨으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수상자 모임에서 만났는데 서로 추구하는 음악이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팀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임헌일)

정준일의 대학교 후배인 이현재는 “훌륭한 외모와 더 훌륭한 드럼 실력 덕분에” 팀에 합류 할 수 있었다.

배우 톰 크루즈를 닮은 이국적인 외모의 그는 할아버지가 미국인이지만 정작 미국엔 한번도 가본 적 없는 ‘토종 한국청년’. “사람들이 영어로 말을 거는 일은 숱하게 겪었죠. ‘스웰시즌’의 글렌 한사드도 로비에서 공연하는 우리를 보고는 제일 먼저 제게 다가오더라구요. ‘무대에 올라와서 노래하겠냐’라는 말을 못 알아듣고, 공연 그만하고 나가라는 소린가 싶어 엄청 당황했죠. 하하.”

가수 이적이 자신의 미니 홈피에 “아름다운 새 밴드의 음악을 들어보세요”라고 소개했던 타이틀곡 ‘그리워’는 단출한 기타 선율에 정준일의 애절한 목소리가 얹힌 세련된 팝 발라드곡. 시원한 보컬이 돋보이는 ‘하늘을 날아’와 편안한 속삭임같은 ‘우울한 너에게’ 등 음반에 담긴 10곡 모두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들이다.

“특별히 장르를 가리고 싶진 않아요. 사람들이 듣기에 편안한, 화려하진 않지만 멋스러운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목표죠.”

4월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연 첫 공연에선 “관객들이 팬이라기보단 모니터 요원들 같았다”는 이들은 7월 4일 홍대 브이홀에서 데뷔 후 두 번째 단독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영희 기자 ,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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