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높이기 불붙인 강남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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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태어난 강남구 한 산후조리원의 신생아들. 이곳에는 셋째, 넷째아들이 많은 편으로 산모들 사이에서도 출산장려금은 화젯거리다.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출산율 높이기 불붙인 강남구
넷째 낳으면 1000만원 턱~

요즘 강남의 각 구청 가정복지과에는 전화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25일부터 새로 시행한 강남구의 이례적인 출산장려책 때문이다. 주민들로부터 “우리 가정은 얼마를 받을 수 있나요”라는 문의전화가 빗발친다.

동 주민센터에서 직접 신청
강남구 출산장려책의 첫 수혜자인 김동원(37)·맹지희(34)씨 부부. 넷째 다은이의 출산으로 출산장려금 1000만원을 받았다. 다은이의 생일은 새 출산장려책 시행 다음날인 지난 5월 26일. 넷째 출산장려금을 300만원으로 알고 있던 김씨는 구청 온라인사이트에 접속해 신청절차를 검색하던 중 장려금이 1000만원으로 변경된 것을 알았다. 지난달 27일 동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와 함께 신청서를 써냄으로써 신청도 간단히 끝났다. 지원금은 5월 말 500만원을 먼저 받았다. 나머지 500만원은 다은이의 돌이 되는 내년 5월 이후 다시 신청해 받게 된다.

올해 결혼 13년차인 김씨 부부는 다은이위로 초등학교 2학년, 6학년인 두 아들과 여섯살 난 딸을 두고 있다. 넷째 다은이를 가진
데는 이들 부부의 유별난 아이 사랑이 밑바탕이 됐다. 김씨는 “아이를 낳은 것만으로도 기쁜데 큰돈도 받게 됐다”며 “하지만 대부분 부모들이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기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우애 있게 지내길 가장 바란다는 김씨는 “당장 큰돈을 지원받긴 했지만 앞으로 교육을 시키려면 큰일”이라며 장기적인 교육지원책을 당부했다. 김씨는 현재까지 셋째 보육료를 구청에서 지원받아왔다.
 
강남구 출산장려금 수혜자는 다은이 외에도 셋째 아이를 낳아 500만원을 받은 1명이 더 있다. 출산장려금 지원 대상은 5월 25일 이후 출생 신고한 아이로 부모가 강남구 거주 1년이상자에게만 해당된다. 실제로 5월에 강남구에서 출생한 다섯째 아이가 있었지만 22일 출생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 소식은 강남구 학부모 모임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김현주씨(35압구정동)는 “놀라운 혜택이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더 낳겠느냐”며 “실제로는 교육비가 많이 든다”고 말하고 이번 정책이 자칫 수박 겉 핥기식으로 끝날 것을 우려했다.

이웃한 서초구도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있다. 하지만 강남구의 파격적인 지원금 규모가 알려지면서 다른 구청들이 주민들의 원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서초구는 첫째 1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후 100만원을 지원한다. 서초구의 올해 셋째 이상 지원금 수혜자는 62명에 달한다. 이처럼 구별로 다른 이유는 지원금이 서울시와 자치구 사업예산으로 반반씩 구성되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파격적인 출산장려금 지원을 위해 다른 사업예산을 대폭 줄였다. 출산장려금을 받기 위해선 동주민센터에 직접 가서 신청서를 작성, 제출해야 한다. 출생 신고시에 복지 담당자에게 신청하면 된다. 지원금은 접수 후 다음달 말 지급된다. 둘째에 해당하는 시점에 쌍둥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은 한명만 지급하고, 보육료는 모두에게 지급한다.

보육료 감면·양육수당 지원 활용 
다자녀를 둔 경우는 오히려 보육료 감면 혹은 양육수당 지원책이 활용도가 높다.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라 보육료는 구립어린이집을 기준으로 아이에 따라 50~100%를 감면해 준다. 영어, 특기활동 등 사설학원비는 해당되지 않는다. 보육료를 감면받지 않으면 양육수당으로 월 10만~15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강남구는 둘째 아이의 경우 월 50%의 보육료를 감면하거나 양육수당 10만원을 준다. 셋째 아이는 월 100% 감면 혹은 양육수당 15만원을 지급한다. 서초·송파·강동구는 셋째 이상일 경우 공히 50% 감면 혹은 양육수당 10만원을 주고 있다. 매월 동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되고 신청서와 신분증, 지급받을 통장사본을 제출하면 된다.

촬영협조=대치 르베르쏘 산후조리원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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