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범등 최소 3천명 탈나면 미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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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법무부는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으로 달아난 범죄자가 3천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대부분은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달아난 경우며 수사 도중 출국해 수배자로 분류된 도피사범은 1백7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전체 해외 도피사범의 60%를 넘는 숫자로, 특히 뇌물.거액사기 등 권력형 비리.경제사범들은 대부분 도피처를 미국으로 택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12.12 및 5.18사건으로 기소중지된 박희도 (朴熙道.64) 전육군참모총장과 장기오 (張基梧.66) 전 총무처장관, 특경가법 위반으로 도피한 임춘원 (林春元) 전의원 등 고위층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고 사면이 단행된 지금까지도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96년 이양호 (李養鎬) 전 국방장관에게 무기도입과 관련, 로비자금 1억5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무기중개상 權병호 (56) 씨도 현재 기소중지 상태. 또 삼성전자의 64메가D램 핵심기술을 대만으로 빼돌린 KSTC사 대표 정형섭 (鄭亨燮.35) 씨도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이번 조약 체결과 함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은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장관. 개인휴대통신 (PCS)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李전장관은 대검 중수부의 거듭된 종용에도 불구하고 하와이에 체류하며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약이 발효되면 그 첫 대상자는 李전장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영준.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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