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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개표중계]유권자도 방송도 무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6.4지방선거는 역대 최저의 투표율 속에 유권자들의 철저한 무관심으로 치뤄졌다.

항상 높은 시청률을 보이던 TV 개표 방송의 시청률도 이번에는 별로 높지 않았다.

…60년대 이래의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6.4 지방선거 개표방송은 시청자들의 무관심을 반영, MBC.SBS는 사상 처음으로 개표 상황을 자막만으로 처리하는 푸대접 (?) 으로 일관.

…유권자들의 무관심한 분위기 속에서도 방송3사는 선거여론조사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며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분위기. KBS와 SBS는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 '코리아 리서치' '미디어 리서치 코리아' 와 함께 전국 4만여명을 대상으로 4차례에 걸쳐 전화조사등을 실시했고 특히 강원.울산 등 경합지역은 3천명씩을 추가로 설문했다.

MBC도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3만5천명을 대상으로 5차례 조사를 실시. 그 결과 오후6시 투표완료와 동시에 공개된 각 방송사의 예측 수치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방송사 관계자들은 "과거의 여론조사가 많이 빗나갔던 것과 달리 이번엔 실제 득표율과 거의 차이가 없을 것" 이라고 장담.

…SBS는 개표초기 방송 자막조차 내보내지 않아 시청자들의 항의전화를 받기도. 이에 대해 SBS측은 "개표 초기라 상황이 별 진전이 없어서 변화없는 개표방송을 내보낼 바엔 차라리 그 시간에 방영되고 있는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를 눈에 띄게 하자는 판단에 의해 방송을 중단했던 것" 이라고 해명했다.

…지방 선거의 경우 전국 16개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투표상황을 수시로 바꿔가며 보여줘야 하기에 지난 대선에서 크게 재미를 보았던 KBS의 주유미터기식 자막 표시인 '프리즘 젬' 도 별무 효과.

…지방선거 개표가 진행중이던 저녁7시부터 한국과 중국간의 월드컵 축구 평가전을 중계한 MBC는 시청률에서 타 방송사에 비해 압도적일 것으로 예측되자 희색이 만연. 특히, 선거투표율이 40%대를 기록하는등 일반인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이 역대 최저인것으로 나타나자 대선때와 같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중계하지 않은 것이 잘한 결정이었다는 자체 평가.

이같은 선거 무관심은 오래전부터 감지돼 지난 4월10일 월드컵 평가전 중계방송 순서를 정하기 위해 제비뽑기를 한 결과, 개표일인 4일의 경기가 MBC로 돌아가자 다른 방송사들이 일제히 부러워 했다는 후문. 또 개표방송을 의식, 축구협회에서 오후3시로 경기 시간을 옮기려 했으나 MBC측에서 그대로 저녁 중계로 하자고 했다는 것.

…방송사들은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시로 "오차범위내에 있다" "여론조사가 무조건 정확한 것은 아니다" 라는 식의 말을 덧붙여 꽤 조심스러워졌다는 평가.

특히 MBC 조사를 담당한 갤럽의 이무익 대표는 스튜디오에 출연, "투표율이 65%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조사를 했는데 실제 투표율은 50% 선에 머물러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

강주안.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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