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환자 광주서 집단 발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광주시에서 1군 법정 전염병인 장출혈성 대장균(O-26) 감염증 환자가 집단 발생해 보건 당국이 정밀 역학조사에 나섰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20일 광주시 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증세를 보이는 학생 9명 등 모두 10명의 환자가 나와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최초로 발병한 환자는 이 학교 4학년 신모(10)양으로 지난달 30일 여동생(10개월)과 함께 광주시 남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먹은 뒤 설사 증세를 보였다. 병원에 입원한 동생은 15일 장출혈성 대장균 양성으로 판정됐고 신양도 17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즉시 신양의 같은 반 학생 등 52명을 조사한 결과 이 중 8명이 같은 증상을 보인 것을 추가 확인했다. 학생들은 7월 16일 문제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생일파티용 햄버거를 단체로 주문해 함께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전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20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21일 중앙역학조사반을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

조사반은 이 학교 학생 280명 전원과 문제의 패스트푸드점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가검물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증상이 있으면서도 신고되지 않은 환자들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문제의 패스트푸드점과 유통경로가 같은 햄버거 패티(고깃살)를 수거해 조사하는 동시에 설사.혈변 등 유사 증세에 대한 광주지역 의료기관의 감시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문제의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체인의 전국 점포망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소.돼지.닭 등 가축.가금류에 병원균이 발생해 사람에게 옮기는 수인성 질환으로 원인균은 이번에 발견된 O-26 외에 O-157 등이 있다. 주로 갈아 만든 쇠고기 등 육류를 오염 상태에서 제대로 익히지 않고 먹을 때 감염된다. 설사와 위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김정수 기자.광주= 천창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