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경제권 광둥성에 양안 자유무역지구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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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최대 경제권인 광둥(廣東)성에 처음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경제합작구가 생긴다.

일종의 자유무역구로 또 다른 경제특구다. 양안 경제가 힘을 합쳐 국제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광둥성의 왕양(汪洋) 당서기와 황화화(黃華華) 성장 등 성 지도부는 최근 5일 동안 성 동부지역을 방문해 경제발전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는 광둥성과 대만 간 경제합작 시험구 조성에 향후 정책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성 정부가 밝혔다. 광둥성은 이미 이 같은 기본계획을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보고했으며 올해 안에 비준이 나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황 성장은 이와 관련해 “대만과의 경제통일을 위해 성이 가진 경제특구 입법권을 발동해 시험구에서의 기업활동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 마련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 지역은 대만에서 180㎞ 떨어진 산터우(汕頭)를 비롯해 차오저우(潮州)·제양(揭陽)·메이저우(梅州) 등 4개 도시다. 이들 도시에는 이미 875개 대만 기업이 15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특히 625개 대만 기업이 투자한 산터우는 현재 시 단위 보세구를 국가 단위의 종합보세구로 확대해 경제합작구 중심도시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대만과 광둥성 기업 간 경제기술교류회의를 산터우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또 산터우 대만산업구에 대한 구체적인 업종별 유치 및 발전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산터우 대만산업구 황우슝(黃武雄) 부국장은 홍콩 문회보(文匯報)와의 인터뷰에서 “전자와 장비, 석유화학 업종을 집중 유치해 양안 경제합작구의 중추기능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음식으로 유명한 차오저우는 식품과 자기, 제양은 각종 가공업, 메이저우는 원자재 산업으로 특화 개발할 방침이다.

광둥성 사회과학원 산업경제연구소 샹샤오메이(向曉梅) 소장은 “신설될 경제합작구는 양안의 완전한 경제통일을 위한 제도와 행정, 그리고 시스템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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