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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 통신]'관현악 반주 독창회'가 사치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Q '외화내빈의 독창회' (25일자 35면)에서 "관현악 반주의 독창회는 IMF시대에 역행하는 음악회" 라고 했는데 나라가 어렵다고 피아노 반주로만 연주해야 합니까. 섬세한 표현의 전달은 성악가 개인의 역량문제이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민간 오케스트라는 많은 연주기회가 필요한 게 아닌지요. 임영일

A 경제가 어렵다고 문화가 위축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에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관현악 반주의 독창회 문제를 지적한 것은 경제적 이유 못지 않게 음악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그만큼 곡목 선택의 범위가 좁다는 것이지요. 오페라 아리아는 오케스트라 반주로 부르는 게 당연하지만, 혼자서 2시간 동안 아리아를 부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3분의1 정도를 가곡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작곡가들도 한국가곡을 오페라 아리아처럼 포르티시모의 최고 (最高) 음으로 끝나도록 만드는 게 유행처럼 돼버렸습니다.

성악의 대중적 인기도 때문에 관현악 반주 독창회에 기업협찬이 몰리고 있습니다. 성악가가 오케스트라에 일시적으로 활력을 줄지는 몰라도 이 음악회 청중들이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청중으로 연결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오케스트라도 많고 성악가도 많은데 이를 연결할 수 있는 오페라 공연이 적은 것도 관현악 반주 독창회를 양산하는 요인입니다. 경제 호황시대의 '거품' 인 오케스트라 반주에 의한 독창회를 만들어낸 것은 후원기업.성악가.청중 모두의 책임입니다.

피아노 반주의 독창회는 물론 교향악단의 단독 공연에도 기업들이 선뜻 협찬을 하고 청중이 몰리는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립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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