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원 50곳 여성이 행복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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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여성들이 밤에 공원을 산책하기란 쉽지 않다. 조명이 어두워 범죄의 우려가 있는 데다 곳곳에 도로 턱이 있어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내년 5월이면 이 같은 불편과 위험이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는 월드컵공원·어린이대공원 등 서울시내 공원을 여성이 사용하기에 쾌적하고 안전한 ‘여행(女幸) 공원’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 사업은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95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서울시(18곳)와 구청(32곳)이 관리하는 50개 공원이 대상이며 보라매공원·서울숲 등의 공원은 물론 10월 개장 예정인 북서울 꿈의숲도 포함돼 있다.

‘여행 공원’ 사업으로 지정되는 공원 중 30면 이상의 주차장을 갖추고 있는 곳은 20% 이상을 여성 우선 주차장으로 지정해야 한다. 또 새벽이나 저녁 늦은 시간에도 여성들이 공원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원 곳곳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301대)하고 가로등 조명도 더 밝게 할 예정이다. 화장실이나 공원 구석에 있는 벤치 등에 비상벨도 설치(350대)한다.

유모차나 휠체어가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공원 산책로의 턱을 없애고 규모가 큰 공원 10곳에는 수유실과 유모차 대여소를 만든다. 여기에는 모유 수유 등을 돕는 자원봉사자도 배치할 계획이다.

김경한 서울시 푸른도시정책과장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여성 프로슈머 19명이 시내 공원 91곳을 직접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며 “서울시내 1350개 모든 공원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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