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제자 병원비 마련위해 그림 등 내놓은 김원중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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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도시에서 일부 '촌지 교사' 들이 교육계를 어지럽히고 있는 가운데 한 시골학교에서 스승들이 백혈병 제자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애지중지해온 분재.그림들을 선뜻 내놓는 참사랑을 보여 화제다.

보성군득량면 득량중 선준규 (宣遵奎.49).김원중 (金元中.38) 교사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1학년 박철훈 (朴哲訓.14) 군을 위해 22, 23일 보성읍내 농협회의실에서 분재.그림들을 팔고 있다.

분재는 체육교사인 宣씨가 10여년간 모으고 길러온 소나무.철쭉.소사.단풍 등 점당 5만~1백50만원짜리 70점이다.

또 서양화 24점은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작가인 미술교사 金씨가 개인전을 하고자 틈틈이 그린 것으로 가격은 50만~3백50만원. 제자 朴군은 초등1년때 부터 백혈병으로 고생해오다 지난 96년에 이어 지난달 22일 전남대병원에서 골수 이식수술을 받고 오는 27일 이후엔 퇴원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병원에 내야 할 돈이 3천여만에 이르는데다 앞으로도 약물치료를 계속 받아야 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문중의 논을 농사지어 겨우 먹고사는 부모들로서는 마련할 길이 막막한 거금이다.

학교에서 모금을 해봤지만 1백여만원에 그쳤다. 전교생이 1백40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자기 먹고 살기도 바쁜 시골이기 때문이다.

득량중에서 18년째 근무 중인 安교사는 "온갖 정성으로 키워온 분재이지만 한 사람, 그것도 제자의 생명.건강보다 귀중하겠느냐" 며 "판매수입을 최소한의 비용만 빼고 수술비에 보탤 것" 이라고 밝혔다.

또 金교사는 "그림과 분재가 다 팔려도 철훈이의 수술비와 추가치료 비용을 대기엔 부족하다" 며 일반 독지가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연락처 득량중 0694 - 53 - 1704.

보성 = 이해석 기자

〈lhs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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