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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관권선거 너무한다"…이신행 의원소환 강력 반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방선거전이 한창인 가운데 이뤄진 검찰의 이신행 (李信行) 의원 소환결정에 한나라당이 발끈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1일 李의원에 대한 검찰의 소환요구를 여권의 관권선거 음모로 규정, 강력한 대여 (對與) 투쟁을 천명했다.

검찰소환에도 불응키로 했다.

김덕룡 (金德龍) 부총재에 대한 소환조사설, 영남지역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에 대한 구속 등으로 쌓였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한 느낌이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金부총재 소환설을 언론에 유포하고 당소속 이상조 (李相兆) 밀양시장 후보를 후보등록 직후 긴급구속한 것은 일련의 시나리오에 의한 관권음모" 라고 주장해왔다.

더구나 李의원에 대한 검찰의 소환이 '김선홍리스트' 와 연계된 야권정치인들에 대한 전면적 수사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설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나라당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지구당위원장인 현역의원을 소환 조사하겠다는 것은 선거운동 자체를 방해하고 우리당의 대 (對) 국민 이미지에 먹칠을 하려는 의도" 라고 주장했다.

李의원도 조순 (趙淳) 총재 주재로 열린 당 선거대책회의에 참석, "돈을 받은 사실도, 준 사실도 없으며 비자금 조성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결백을 거듭 강조했다.

李의원은 "나에 대한 여권의 영입작업이 여의치 않자 이런 방법까지 동원하는 것 같다" 며 보복성 표적수사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정형근 (鄭亨根) 정세분석위원장은 "검찰이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기획.함정 수사로 정치적 편향을 드러내고 있다" 고 비판했고 하순봉 (河舜鳳) 총무는 "이번 일은 권력의 핵심부에서 기획된 것 같다" 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한나라당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전 서청원 (徐淸源) 총장.하순봉 총무.이상희 (李祥羲) 정책위의장 등 당3역이 박상천 (朴相千) 법무장관을 항의방문한데 이어 23일부터는 이신행의원과 지구당 (구로을) 당직자들이 전면 단식투쟁에 돌입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검찰이 문제삼은 이신행의원의 '행위' 때문에 한편으론 떨떠름해 한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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