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수도권 기초단체장 연합공천 후유증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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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권은 수도권 기초단체장 연합공천문제로 후보등록일인 19일까지도 혼선을 거듭했다. 정균환 (鄭均桓) 국민회의.박구일 (朴九溢) 자민련 사무총장이 새벽까지 밀고 당긴 끝에 각서까지 교환한 합의가 오후들어 재검토되는 소동도 빚어졌다.

때문에 국민회의 대변인실은 '합의내용 일부 변경' 을 발표했다가 다시 철회하는 등 우왕좌왕했다.출마양보를 강요받게 된 내천자들의 불복 움직임이 워낙 드센 탓이다.

상당수가 중앙당을 찾아 격렬히 항의했고 무소속 출마 선언도 터져나왔다. 당초 합의에서 국민회의는 서울의 25개구 (區) 중 19개, 인천의 10개구중 8개, 경기의 31개 시.군중 24개를 가져갔다.

강원지사 양보 대가로 자민련측이 요구한 숫자를 절반 가까이 깎았다. 강원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들은 당초 합의대로 '각각 출마' 다.

소식이 알려지며 양당에선 아침부터 소란이 일었다.국민회의쪽 '피해자' 들은 "당선가능성까지 무시한 배려란 있을 수 없다" 고 대들었고, 자민련쪽 해당자들은 "지나친 양보" 라며 '무능한 협상력' 을 질타했다.

김용환 (金龍煥) 부총재가 주재한 자민련 간부회의는 朴총장에 대한 성토와 함께 "약속을 파기하라" 는 고함이 쏟아졌다. 朴총장은 버티다 못해 자리를 떴고 군포시장후보 내천자였던 심양섭 (沈良燮) 부대변인을 포함한 내천자 10여명이 들이닥쳐 회의 중단소동도 빚어졌다.

일부 간부들끼리 육탄전 직전까지 가는 상황도 벌어졌다. 양당 지도부는 공동정권임을 들어 '대승적 (大乘的)' 자세를 강조하며 의연함을 주문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첨예화된 양당간, 그리고 양당내 갈등과 후유증은 적잖을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타정당간 단일후보 세우기' 의 첫 실험이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김석현 기자 〈sirk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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