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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SBS 정치드라마'삼김시대' 막내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SBS 정치드라마 '三金時代' 가 24일 조용히 막을 내렸다. '三金時代' 는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시작에 비해 낮은 시청률과 DJ에 대한 일방적인 찬양으로 비난의 여론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화제를 낳지 못했다.

'제1공화국' 에서 4공화국을 다룬 '코리아게이트' 까지 수많은 화제를 뿌리며 정치드라마의 계보를 이루어온 고석만 PD로서는 외압아닌 시청자들의 외면에 의해 예정보다 빨리 드라마를 끝내게 된 셈이다. '三金時代' 가 남겨준 유일한 화제는 본격 정치드라마가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 24부작 평균 시청률은 10%내외에 불과했으며 최근 한 달 동안은 6%대를 맴돌았을 뿐이다.

낮은 시청률에 쫓긴 제작진은 1부 24부작, 제2부 24부작 등 총48부작을 통해, 해방 이후부터 97년 DJ당선 까지를 다루기로 했던 계획을 변경, 24부작, 87년 후보단일화 결렬 까지로 황급한 결말을 내렸다.

왜곡된 정치사를 바로잡고, 3金이 우리 정치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검토하겠다는 애초의 기획의도와는 동떨어진 결말. 게다가 평면적이고 나열식의 구도와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드라마 초기에는 시대별로 이야기를 쫓아가던 형식에서 10회 이후 갑작스럽게 에피소드 중심으로 선회하면서 중심을 잃은 듯하다.

기존의 정치드라마가 극적인 완성도보다 현실정치와 맞아 떨어짐으로써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과 달리 '三金時代' 의 경우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이 특별한 극적 장치 없이 전개된 것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한 큰 이유로 분석된다. 눈과 귀가 막혀있던 과거의 정치상황에서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담당했던 '제1공화국' 등의 정치드라마와 달리 이제는 궁금할 것도 없는 공개된 사실을 소재로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것은 무리였다는 평가다.

'三金時代' 의 실패로 각 방송사들은 이제 정치드라마를 기피하는 분위기다. 억눌린 정치상황과 맞물려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3金의 이야기가 이제 그 호소력을 상실했다는 사실만을 증명한 셈이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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