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사공천 수습]2與 갈등 일단 봉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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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동정권 '균열설' 까지 나오게 한 강원지사 연합공천 문제가 15일 풀렸다. 김대중 (DJ) 대통령과 박태준 (朴泰俊.TJ) 자민련총재와의 주례회동에서다. 자민련의 한호선 (韓顥鮮) 전의원으로 낙점됐다.

김종필 (金鍾泌.JP) 총리서리는 朴총재로부터 '낭보' 를 전해듣고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청와대와 자민련측의 공식발표는 "조세형 (趙世衡)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과 김용환 (金龍煥) 자민련 부총재가 협의해 조만간 확정할 것" 이라는 정도다. 공동정권의 수뇌부들이 모여 공천문제같은 정치사안에 골몰하는 인상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듯하다.

먼길을 돌아가긴 했지만 'DJT의 정치력' 이 과시된 셈이다.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은 회동전 "어떤 경우든 세분이 대화해서 해결되지 않은 일이 없다" 며 문제해결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었다.

배수진을 치고 버텼던 JP는 '실리' 를 챙겼고 DJ는 '큰 정치의 아량' 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두사람 사이에 끼여 '번뇌의 나날' 을 보냈던 TJ에 대해 "공동정권의 이익과 당의 이익이 부딪치는 지점에서 접점을 찾기 위한 돋보이는 노력을 했다" 는 당내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국민회의측의 반응은 착잡했다. 자신들이 밀었던 이상룡 (李相龍) 전강원지사를 어떻게 포기하느냐는 반발이 일었다. 이상룡 전지사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위를 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재빨리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강원도를 양보한 만큼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연합공천에선 상응하는 보상을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날 수뇌부 연쇄회동에선 기초단체장 문제도 '상호양보' 의 원칙에 따라 해결한다는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서울의 25개 구청장후보중 3~4명을 제외한 구청장 연합공천은 국민회의 몫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韓전의원의 강원공천이 확정됐지만 후유증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전영기 기자

〈chuny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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