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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만 있는 업체와 일감없는 공장연결 알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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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무역업체인 YJ물산은 연초 국내 메이크업 학원에 마네킨과 인조손등을 납품하기로 했다. 공장설립을 추진하던 이 회사는 그러나 IMF이후의 경기악화로 시설투자가 부담스러워진데다 필요한 자금 조달도 막막해졌다.

고민하던 YJ물산은 마침 일감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있던 사출성형가공업체인 '로얄토이' 라는 회사를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해 소개받았다. 두 회사는 생산은 로얄토이가 담당하고 영업은 YJ물산이 맡기로 합의했다.

YJ물산은 현재 월1천개의 물량을 로얄토이에서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올해 5천만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96년 청사진의 코팅 방법 관련 특허를 획득한 李동주씨는 최근 연계생산 창구를 찾아 돈 한푼 안들이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코팅청사진' 의 국내시장규모가 월30억원에 이르고 중국.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출전망도 밝지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시설투자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李씨는 때마침 투자해놓은 공장이 놀고 있어 고민하던 세건테크㈜를 소개받아 계약을 맺고 지난3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이들 회사처럼 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디어나 기술만 있으면 다른 회사의 설비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해 팔수 있는 가상기업 (Virtual Enterprise) (무설비창업) 이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IMF이후 기업들의 가동율이 뚝 떨어지며 유휴설비가 크게 늘어나자 이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크게 늘고있다. 중진공에서 운영중인 '연계생산 지원시스템' 이 올해 알선해준 실적은 8백58건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무려 7배나 늘었다.

지난95년 사업시작 이후 전체 알선건수 1천5백82건의 절반이 넘는다. 연계생산지원시스템은 제조업체들의 생산능력.설비.운영상태를 데이타베이스화해 이를 필요로하는 기업에게 연결해 주는 사업. 중진공의 이 사업은 ▶신제품 개발시 신규 발주업체 소개 ▶특수 설비 및 기술을 보유한 업체 알선 ▶제품 및 부품의 수.발주및 임가공에 대한 거래 알선 ▶유휴설비의 매매 및 기술이전의 알선 ▶외국업체의 국내진출을 위한 협력업체 소개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설비투자 부담없이 유휴설비를 활용함으로써 투자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이같은 방식이 활성화되면 업계 전체의 설비효율도 자연 높아진다는게 장점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이 사업으로 설비의 중복투자가 방지되고 기업간 수평분업및 전문화로 중소기업의 구조조정도 도모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문의 중진공 연계생산지원센터 (02 - 769 - 6577~8)

윤창희 기자

〈ch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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