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계개편 발언에 독오른 한나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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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은 김대중대통령의 정계개편 발언에 발끈하고 있다. 11일 하루종일 金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를 성토했다.

특히 '정계개편추진' 발언을 겨냥, 비난을 퍼부었다.

오전에 있은 총재단회의.당무회의에선 비난발언이 이어졌으며 중앙선대위 발족식은 성토장으로 변했다.

조순 (趙淳) 총재.이회창 (李會昌) 명예총재 등 당지도부가 직접 나서 공박을 주도했다. 趙총재는 "金대통령은 국정파행을 모두 야당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며 "향후 행보가 심상치 않다" 고 경계론을 폈다.

李명예총재는 "야당의원 빼내가기를 안하겠다더니 여론을 빌미로 말을 뒤집었다" 면서 "스스로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충격적인 발언" 이라고 톤을 높였다. "야당의원 빼내오기를 국민들이 지지한다는데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 있느냐. 오만하기 짝이 없는 발언 (孫鶴圭경기지사후보)" , "대통령이 인위적 정계개편을 공언한 것은 야당파괴 행위를 인정한 것이고 계속 파괴하겠다는 섬뜩한 발언 (金哲대변인) " 등 '독오른' 발언들이 이어졌다.

한나라당이 이토록 긴장하면서 열을 올리는 것은 金대통령이 직접 정계개편 추진을 공언한 만큼 여권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당지도부는 당내분위기를 다잡고 집안단속에 나서면서도 결과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신성은 기자 〈we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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