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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 통신]대통령 중심 통치구조 여-야순 나열 무리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Q 일반적으로 행정부 관련 기사를 쓸 때 여당인 국민회의부터 나열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국회 활동을 쓸 때는 다수당부터 표기하는 것이 입법부의 위상을 공정히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원내총무 회의 등을 할 때 '한나라당, 국민회의…' 가 모여 회의를 했다 등으로 써야 공정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김인선

A '여소야대 (與小野大)' 상황을 다루는 언론의 접근자세에 대한 독자의 지적은 적절할 수 있습니다.48년 제헌국회 이후 여당.야당 순으로 표기하는 게 우리 언론의 관행으로 내려왔습니다.

예외없이 여당이 대통령의 당이며 원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온 까닭입니다. 그러나 88년 13대 국회때 우리 정치는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이 때부터 표기상 시비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영어에서도 여당 (Ruling party) 과 야당 (Opposition party) 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다수당.소수당과는 별개로 어느 쪽이 통치하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3권분립이 확립됐다 하더라도 대통령중심제 국가의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국가원수로서 모든 국정을 책임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막강한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여당은 자연히 다수당이냐 소수당이냐를 떠나 국정 전반에 커다란 재량권을 갖게 됩니다. 행정부와의 당정협의를 통해 중요 정책결정에 개입, 큰 영향력을 끼치는 까닭입니다.

결국 단순한 의원 숫자개념에서 다수당.소수당을 따지는 것의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당.야당의 순으로 표기하는 방식도 이같은 정치현실의 소산인 셈입니다.

남정호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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