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시위 진원지 메단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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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인도네시아 곳곳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주도 (州都) 메단의 상황은 유혈사태로 치달으며 반정부 시위의 진원지로 부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세번째 대도시인 메단은 올 2월 물가앙등에 따른 주민폭동에 이어 이번 사태에서도 가장 과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메단은 46년 발생한 사회주의혁명의 중심지로 당시 대규모 농장노동자들은 지방 지주들을 공격, 상당수를 살해하고 재산을 약탈한 바 있다.

이 배경에는 종족갈등과 지역적 소외감 등이 복잡하게 깔려 있다.

전체주민 2백만명중 8%에 불과한 중국계 화교 (華僑) 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교상점들은 올초 폭동에서 표적이 됐으며 이번에도 약탈.방화로 인해 희생되고 있다.

말레이족과 바탁족 등 토착민을 비롯해 자바.아랍.타밀.시크 등 다종족이 뒤섞인 메단은 평상시에도 종족간 긴장이 팽팽한 곳이다.

인도네시아의 다수 자바족 (45%) 이 장악한 관료층에서 배제돼왔다는 피해의식에다 풍부한 자원이 다른 지역으로 새나가고 있다는 경제적 불만도 작용한다.

메단은 담배.고무.야자유 등의 집산지이자 서부 최대의 금융도시로 최근 국가경제가 기울면서 더 큰 박탈감을 느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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