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서 민간인 오폭” 공식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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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군이 지난달 초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에게 오폭을 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9일 공식 인정했다. 제프 모렐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4일 아프간 서부지역인 파타를 공격하면서 전략과 기술상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모렐 대변인은 “근접 공중 공격을 허가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며 “B-1폭격기가 목표 지점과 떨어진 곳에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B-1폭격기가 공격 당시 일시적으로 시야에서 공격 목표를 잃었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인한 정확한 민간인 사망자 수는 파악할 수 없지만 탈레반 사망자 수보다는 웃돈다”며 “조사 결과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보고됐다”고 말했다. 미군은 지난달 아프간 폭격에서 발생한 사망자 80~95명 중 민간인이 20~35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민간인 97~14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오폭은 아프간에서 반미 운동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지 주장대로 140여 명이 사망했을 경우 민간인 피해 규모는 2001년 미군의 아프간 파병 이후 최대가 된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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