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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동길의 선데이매거진' 도움의 전화폭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일요일 아침8시. 일주일간 쌓인 스트레스를 떨어버리고 휴식을 취해야할 시간이지만 SBS '김동길의 선데이매거진' 제작진들은 이 시간부터 하루종일 회사를 지켜야한다.

사방에서 울리는 전화 벨소리가 그 이유. TV에 등장하는 이웃들의 눈물나는 사연을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겠다며 전화를 걸어오는 것이다.

지난달 5일 소개된 이금자씨의 사연. '두 아이와 함께 식당파출부일을 하던 이금자씨는 IMF이후론 두달째 일을 구하지 못했다.

하루 생활비 5천원, 밥과 단무지만으로 끼니를 해결해왔지만 이제는 도리가 없어 아이들을 보육원에 맡길 예정' . 이씨의 사연이 소개되자마자 사무실 곳곳에선 전화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봉천동 배꽃 유치원 - "유치원 셔틀버스 노선을 변경하더라도 영진이와 예린이를 데려다 교육시키고 싶다" .한강 고수부지 매점 상인 - "곧 성수기인데 이금자씨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 .청주의 한 시민 -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이금자씨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 .대구의 한 아주머니 - "나도 어렵게 살았다.

지금 세주려고 하는 방이 하나 있는데 내려와 살면 안되나?" 등등의 제안이 쏟아졌다.

이날 하루에만 1백여통의 전화가 울렸고, 이금자씨는 파출부 일자리를 구했다.

꽤 많은 돈과 더좋은 일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모두 물리치고 이씨가 선택한 것은 파출부 일자리. 의외의 선택이었지만 건강한 서민들의 모습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고 제작진은 입을 모은다.

박흥로 PD는 "경제가 어려워졌다지만 인정은 그대로인 것같다.

특히, 남의 아픔을 생각하는 마음은 가진 것 없는 서민들이 더하다는 것을 느낀다" 고 말한다.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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