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이동수교수, '황사는 식물에게 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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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중국대륙의 오염먼지를 실어나르는 것으로 악명높은 황사가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막는 중화제 역할과 식물성장의 촉진제 기능까지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화학과 이동수 (李東洙) 교수는 1일 기상청이 개최한 제4차 황사연구회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9년동안 황사현상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 90, 91년 2년간 서울과 태안반도에서 측정한 황사의 알칼리도를 측정한 결과 중국대륙에서 날아온 황사는 상당한 양의 알칼리를 함유하고 있어 산도 ()가 4.7인 산성비까지 중화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이다.

李교수는 "최근 5년간 서울에 내린 비의 평균 산도가 4.9인 것에 비춰볼 때 현재 한반도에 유입되는 황사만으로도 전국 호수의 산성화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황사가 있었던 지난 3월29일 서울의 대기에서 포집한 분진을 분석한 결과 식물의 영양분인 마그네슘과 칼슘 성분이 ㎥당 각각 0.25, 3.13㎍으로 평소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황사에 식물의 생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분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고 말했다.

그러나 중금속 오염원인 납과 아연은 황사기간중 대기에서의 농도가 오히려 낮아지거나 비슷한 것으로 조사돼 '황사 = 오염' 이라는 상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李교수는 덧붙였다.

李교수는 "대기중에서 낙하하는 황사입자에 중금속들이 달라붙으면서 제거되기 때문에 이같은 상식밖의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고 설명했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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