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시장원리따라 처리" 김대중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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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22일 "노동자들이 노사정 (勞使政) 합의를 통해 얻은 것보다 손해본 것이 많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며 "민주노총이 제2기 노사정위에 참여해 모든 문제를 활발한 토론으로 풀어나가길 바란다"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또 기아자동차 처리문제와 관련, "정부가 특정기업에 기아자동차를 준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며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공개적으로,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 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갑용 (李甲用) 민주노총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 20명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 (민주노총이) 정부를 믿고 모든 문제를 노사정위에서 바르게 풀어나가는 게 사실상 약자입장인 노동자의 이익을 보장받는 길" 이라며 2기 노사정위 참여를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측은 참여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간담회 후 기자회견을 통해 노사정위 불참입장을 재확인했다.

金대통령은 기아문제에 대해 "IMF 구제금융을 받기 전에는 공기업 육성계획이 있었으나 지금은 어렵게 됐다" 며 제3자매각 방침을 분명히 했다.

金대통령은 민주노총측이 공공부문에 대한 정부의 개혁계획이 일방적이라며 보류를 요청하자 "공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당국이 (해당) 노조와 협의하는 것은 좋으나 합의는 안된다" 며 "잘못하면 외국기업 등 살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 것" 이라고 답변했다.

이기호 (李起浩) 노동장관은 택시노조의 파업결의와 관련, "정부.여당이 합동대책반을 구성해 6월말까지 해결책을 내겠다" 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李위원장은 "실업자를 살리지 않으면 경제회생은 없다" 며 근로자 파견제와 정리해고제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한편 金대통령은 경제6단체장 및 한국노총.민주노총측과의 연쇄 간담회가 끝남에 따라 제2기 노사정위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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