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구조조정 9가지 오류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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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동산 매각.인력 감축이 우선이다' '저성장기엔 신규사업 진출을 삼가라' - . 기업 구조조정때 흔히 '화두 (話頭)' 로 등장하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기업이 깊은 검토없이 이런 고정관념들을 수용하다가는 구조조정이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기업 구조조정을 성공으로 이끄는 모범답안은 존재하지 않지만 실패를 초래할 수 있는 함정은 있다면서 기업들이 범하기 쉬운 아홉가지 오류를 제시했다.

①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 외부 컨설턴트 등 전문가들은 참모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따라서 개혁프로그램은 최고 경영자의 주도아래 다수의 참여와 공개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②조속히 매듭짓자 = 구조조정은 기업시스템을 전면 재구성, 향후 진로를 설정하는 중요한 작업이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게 불가피하다.

③부동산 매각.인력 감축이 우선이다 = 구조조정의 핵심은 사업 구조조정이며 부동산 매각.인력 감축은 부차적인 문제다.

④사업평가엔 손익지표가 으뜸이다 = 앞으로 1~2년간 심각한 유동성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에 기업생존을 위해서는 당장의 손익보다 현금 유동성을 중시하는 경영이 필수적이다.

⑤우량사업은 모두 남겨라 = 사업 구조조정은 우량사업을 남기고 한계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량사업중 핵심사업을 선택하는 작업이다.

⑥사업퇴출은 신규진출보다 덜 중요하다 = 저성장기에는 사업확대보다 퇴출의 중요성이 커진다.

퇴출도 체계적인 전략과 절차가 필요하다.

⑦저성장기엔 신규사업 진출을 삼가라 = 저성장기란 이유로 축소지향적 구조조정에 집착하면 기업의 미래가 위험해질 수 있다.

⑧ '나홀로' 구조조정으로 충분하다 =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아웃 소싱 등 '적과의 동침' 을 마다않는 개방형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⑨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만으로 충분하다 = IMF체제는 오일쇼크처럼 단발성이 아니다.

과거의 위기돌파 경험에 집착하지 않는 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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