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미국 애플사 경영복귀 스티브 잡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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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미 컴퓨터업체 애플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지난해 이 회사의 사령탑을 다시 맡고 난 다음 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진로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가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기울이는 열정은 대단하다.

그는 최근 "하루에 18시간씩 애플을 위해 일하고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그가 회사를 위해 가정생활도 상당부분 희생하고 있다고 주변에서 말할 정도다.

잡스는 지난 9개월간 보수없이 일해 왔다.또 마케팅 조직을 정비하고 신상품을 개발해 내는 등 경영상태를 흑자로 돌려놓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그 결과 잡스가 사령탑을 맡기 전 2년동안 무려 20억달러의 누적 적자를 봤던 애플사는 지난해 4분기에 가까스로 흑자를 내게 됐다.

그러나 눈부신 실적의 뒤편에는 그늘도 없지 않다.잡스는 지난 80년대 애플사를 경영하면서 저질렀던 실수를 다시 반복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는 당시 맥킨토시 컴퓨터 개발팀을 편애함으로써 사내에 갈등을 일으켰다.이 때문에 지난 85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밀려났었다.

최근에 잡스는 과거 자신이 경영했던 넥스트 소프트웨어사에서 함께 일하다 애플사로 넘어온 사람들을 편애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넥스트사를 지난 96년 애플에 매각했다.

그는 많은 애플사 직원들의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애플사에는 정리해야 할 평범한 직원들이 1만명이나 된다" 고 말한 적도 있다. 관계자들은 그가 회사 내부 조직을 정비하는데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가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같은 힘겨운 상대와 겨뤄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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