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이현세씨집 강도, 70대노모 살해후 달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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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4일 오전5시40분쯤 서울송파구석촌동 인기만화가 이현세 (李賢世.42) 씨 집에 4~5인조 10대 떼강도가 침입, 李씨의 어머니 윤분희 (尹粉凞.73)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1층 부엌창문으로 침입한 범인들은 2층 방에서 잠자던 李씨와 부인 安모 (39) 씨.두딸 등 4명을 흉기로 위협, 손발을 묶은 뒤 현금 10만원.자기앞수표 등 60만원을 빼앗았다.

이들은 이어 李씨의 어머니 尹씨 등이 잠자던 1층 안방에 들어가 금품을 털려다 尹씨가 "사람살려" 라고 고함을 지르며 반항하자 흉기로 尹씨의 복부를 찌른 뒤 李씨의 서울1마5043호 회색 그랜저승용차를 몰고 달아났다.

李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강도 2명이 들어와 흉기로 위협하고 온몸을 묶었다" 며 "범인들의 행동이 서툴러 10대로 보였다" 고 말했다.경찰은 현관 앞에서 피묻은 칼 등 흉기 5개가 발견된 것으로 미뤄 4~5명의 소행인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살인강도가 날뛰고 있다.계속된 경제난으로 기업부도와 대량 실직사태가 빚어지면서 각종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특히 돈을 위해 살인을 서슴지않는 강도사건이 잇따라 민생치안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현세씨집 강도사건 하루전인 13일 오전7시쯤 李씨 집으로부터 불과 1㎞ 떨어진 송파구석촌동 금산빌딩 1층 주차장에서도 건물관리인 鄭선순 (62.서울중랑구망우동) 씨와 鄭씨의 부인 元영애 (58) 씨가 목이 졸리고 둔기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鄭씨가 기르던 개까지 죽은 채 발견된 것으로 미뤄 강도에게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달 10일 오후7시20분쯤 서울강남구역삼1동 주류도매상에 3인조 강도가 들어 주인 羅모 (47) 씨와 친구 崔모 (47) 씨를 위협, 2백50만원을 빼앗은 뒤 흉기로 찔러 崔씨를 숨지게하고 달아나는 등 최근 두달사이에만 전국에서 슈퍼마켓.음식점.비디오가게 .가정집 등의 현금을 노린 살인강도가 10여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9일 법무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 1, 2월동안 발생한 강도사건은 모두 9백41건으로 6백6건이 일어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5%나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절도증가율 37.4%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급속히 흉포해지는 사회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이근덕 (李根德) 씨는 "사회불안이 심화되면 강력범죄가 늘고 그 수법도 흉포해지는 경향이 있다" 며 "시민들은 직접 대응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 조언했다.

이재국·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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