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리안] 세계적 SW업체 오라클 CFO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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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한국계 해리 유(45)씨가 선임됐다.

독일의 SAP에 이어 세계 2위인 오라클은 13일(현지시간) 신임 CFO에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액센추어의 CFO로 있던 유씨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는 전임자 제프 헨리가 13년간 근무하다 지난 1월 회장으로 승진한 뒤 비어 있었다. 6개월간 적임자를 찾은 끝에 유씨를 택한 것이다.

유씨는 앞으로 미국 10대 갑부 안에 드는 재력가이자 제왕적 경영자로 알려진 래리 엘리슨(59)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업무를 보고하게 된다.

엘리슨은 "신임 CFO는 우리 회사의 주요 사업파트너 중 하나인 액센추어의 CFO로서 휼륭하게 임무를 수행해왔다"고 평가한 뒤 "같이 일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세계 약 2300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액센추어에서의 그의 근무 경험을 오라클의 영업력 확대에 활용하려는 인사로 해석했다. 유씨 자신도 "액센추어에서의 기업고객 관계를 살려 오라클에서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씨의 영입은 오라클이 미국 내 최대 경쟁업체인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려는 작업에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씨가 1990년대 모건스탠리에서 소프트웨어업계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지난해 6월 피플소프트에 대해 적대적 인수를 선언하고 지난 1년간 이 작업에 매달려 왔으나 상대가 워낙 강하게 버티는 바람에 지금껏 별 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유씨는 하버드대와 예일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LG상사 및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 자문역, 샐러먼 브라더스 서울사무소장 등으로 몇년간 서울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90년대에는 월가의 모건스탠리와 리먼브라더스 등 대형 투자은행에서 일했고, 2001년 6월 액센추어의 CFO로 발탁돼 지금까지 근무해 왔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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