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리씨, 쇠·북 두들겨 5·18 '그날의 함성' 재현 음반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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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상의 모든 것을 두들겨 소리를 만들어내는 최소리 (32)가 작사.작곡한 2장의 음반이 동시에 선보인다.지난해 발매한 '두들림' 으로 독립음반계에서는 드물게 1만장 이상 판매한 그이기에 주위의 기대가 남다르다.

그중 하나는 '5월의 꽃'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광주민주항쟁을 담았다.백미는 단연 20여분에 달하는 대곡 '5.18' .그가 두들기는 북.쇠.기타 소리에 컴퓨터 음악과 당시 광주시민들의 함성을 합성했다.

그날의 슬픔이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 또 92년 전주 대사습놀이 대상자 최규연이 흐드러지게 소리를 뽑는 '비가 (悲歌)' , 전인권.장사익.정태춘을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의 이희복이 노래하는 '5월의 꽃' 등이 장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당시 광주 인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도 그 진실을 안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씻을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다" 는 것이 최소리의 이야기. 이번 작업은 개인적으로는 그를 지배하고 있던 원혼의 아우성을 떨치기 위한 것. 또 많은 사람들에게 그날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당신의 영원으로 5월의 꽃 피웠으니 이젠 눈을 감고 편히 쉬소서' (5월의 꽃) 등의 가사에서 알 수 있듯 이 앨범은 무엇보다 고인들의 영혼을 달래는 진혼 (鎭魂) 의 의미를 담고있다.이와 함께 선보이는 '두들림 2집 - 열림' 은 천.지.인, 즉 우주 삼라만상을 표현한 1집과는 달리 우리가 갖고 있는 아픔과 한 (恨) 을 표현했다.

대금 (이용구).아쟁 (김도연).해금 (김은영) 등 국악기가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음악이 사람들의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고 마음의 울림을 전할 수 있다면 바랄 나위 없겠다" 는 최소리는 경기도 장흥의 찻집 '화사랑 (0351 - 45 - 2251)' 에서 매일 공연을 가진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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