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봉투, 음식물 찌꺼기 따로 담기에 너무 커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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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주부 한양숙 (34.창원시신월동) 씨는 음식물 찌꺼기를 종량제 봉투에 모을 때마다 짜증이 난다.봉투를 열 때마다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한씨는 "음식쓰레기는 그날 그날 버려야 하나 봉투가 너무 커 가득 채울려면 며칠이 걸린다" 고 불평했다.한씨는 가장 작은 5ℓ짜리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모은다.

남편과 세살바기 아들 등 세 식구가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1~2ℓ정도. 때문에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우려면 적어도 2~3일은 걸린다.

경남도내 20개 시.군들이 판매하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최소규격은 창원.마산 등 16개 시.군이 5ℓ짜리, 의령.함안 등 2곳은 10ℓ짜리다.양산.함양 등 2곳만이 3ℓ짜리를 판매하고 있다.

경남도의 조사결과 전체 94만9천7백여가구에서 배출하는 하루 음식쓰레기 양은 69만ℓ여서 1가구당 0.72ℓ다.

때문에 음식물로 봉투를 채우려면 5ℓ짜리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5~6일, 10ℓ짜리를 사용하는 지역은 무려 열흘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다.

시.군들이 종량제 봉투 최소규격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번거롭게 조례 개정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 폐기물관리법 (15조)에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규격과 판매가격을 기초 자치단체들이 지역실정에 맞추어 조례로 제정토록 규정해 놓고있다.

봉투크기를 줄이려면 3~4년 전에 만든 조례를 바꿔야 하나 시.군 공무원들은 개정자체를 귀찮아 한다.봉투제작 업자들이 판매량이 많은 크기의 봉투를 선호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도 관계자는 "3ℓ짜리 봉투는 음식물 쓰레기 전용봉투로 지정, 따로 수거한 후 퇴비나 사료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 이라고 말했다.

창원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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