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야구스타 올 예상성적표]6.김선우…쑥쑥 자라는 '보스턴 드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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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김선우 (22)에게는 '야망의 흙' 이 있다. 95년 휘문고 3학년이던 김선우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 메이저리그의 본고장 미국땅을 밟았다.

그리고 대만과의 준결승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파크의 마운드에 오르는 행운을 누렸다.

김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아무도 모르게 펜웨이파크의 흙을 편지봉투에 담았다. 언젠가 메이저리거로 성장해 이 마운드에 다시 서고야 말겠다는 야심을 담은 흙이었다. 3년이 지나 이 흙은 습기가 빠져 푸석푸석해졌지만 김은 운명적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은 오는 4월5일 새라소타 (싱글A) 나 뉴브리튼 (더블A)에서 펜웨이파크 마운드로 향하는 힘찬 행진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은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실시된 지능지수 검사에서 투수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평소 타자와의 수읽기와 침착한 경기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던 김의 장점이 증명된 것이다. 김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을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보강, 82㎏이던 체중을 90㎏까지 늘렸다. 덕분에 꾸준히 시속1백45㎞이상 빠른 공을 뿌려대고 있다.

흙을 매만지며 야망을 키웠던 '청년 김선우' 는 이제 그 흙을 직접 밟기위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 김과 같이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리는 선수는 10여명 정도.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도 10대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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