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하이브리드카 기술 GM에 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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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도요타자동차가 경영 위기에 처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엔진과 전기모터를 병용해 달리는 하이브리드카의 핵심 기술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GM이 조만간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도요타는 GM이 요청할 경우 파산보호 신청 후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도요타가 GM에 제공하게 될 기술은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에 장착되고 있는 것으로, GM이 개발한 기술보다 연비 성능이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M이 경영 위기에 처한 원인 중 한가지는 환경기술 개발을 게을리하다 지난해 유가 상승으로 대형차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자사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GM에 제공해 경영 재건을 측면 지원하는 한편, 자사의 기술을 사실상 세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라고 요미우리 신문은 분석했다.

도요타의 이번 방침은 미 자동차 메이커가 잇따라 경영 위기에 처함에 따라 자칫 우려되는 미·일 자동차 업계의 마찰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 신문은 “도요타와 GM은 자본 제휴는 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 소형차를 합작으로 생산하는 등 협력관계에 있다”며 “GM과 도요타에 동시에 납품하고 있는 미국 부품공장들의 도산을 막고 전체 북미 자동차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이미 닛산과 포드 등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전수했다. 포드는 2005년부터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이스케이프를 개발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도요타는 현대차에도 2002년과 2004년 두 차례나 기술 제휴를 제의했으나 현대차는 기술 종속을 우려해 독자개발의 길을 택했다.

현대차는 2011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고 있다. 도요타와 현대차의 기술 격차는 현재 5년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올 하반기 액화천연가스를 사용하는 LPI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이는 국내 전용이라 수출은 불가능하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서울=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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