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생운동 정치 위주에서 '생계유지형'으로 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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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정치에서 돈으로 - ' 대학 학생운동이 그동안의 정치이념 위주에서 '생계유지형' 으로 바뀌고 있다.

정권교체로 정치적인 이슈가 사라진 데다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대 총학생회는 최근 학교 안에서 교육재정확보 투쟁선포식을 갖고 복지혜택의 확충을 학교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총학은 1천원인 구내식당의 밥값을 동결하고, 교수들의 회의.세미나를 위해 지은 '국제관' 의 운영비를 줄여 장학금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이 학교 이형근 (李兄根.26.국사학과4) 부총학생회장은 "경제위기로 학생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며 "학생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올 한해 동안 경제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대는 스쿨버스의 대수와 운행 회수를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총학의 신차기 (辛次基.26.식량자원학과4) 학생복지위원장은 "학교측이 무료인 스쿨버스 이용을 유료화할 움직임을 보여 이를 막고, 스쿨버스를 늘리는 문제를 학교측과 협의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계명대는▶식당 밥값 인상 저지▶교내 주차장의 유료화 반대▶장학금 확충을 놓고 학교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총학은 학교측이 1천1백원인 밥값을 1천8백원으로 올릴 것을 검토하자 인상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주차료 징수방침을 백지화 하거나 요금을 내리라" 며 "주차료를 받을 경우 수입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내놓으라" 고 요구하고 있다.

이 대학은 무료인 교내 주차장의 주차료를 이번 학기부터 한 학기에 3만원씩 받기로 했다.

계명대 박병일 (朴柄一.49) 학생과장은 "경제난 탓으로 학생들이 '돈' 에 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며 "어려운 여건을 고려해 학생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대구 = 홍권삼·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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