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서점 주인, 20년 동안 책 13만여권 기증해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소형 서점 주인이 지역내 각급 학교에 20년동안 모두 13만여권의 책을 기증해 화제다.

대전시청 앞에서 대영서림이란 15평 크기의 책방을 운영하는 정낙영 (鄭洛榮.53) 씨가 그 주인공. 鄭씨는 지난달 대전.충남교육청을 통해 심훈 (沈熏) 의 소설 '상록수' 등 2백여가지의 책 1만여권 (5천여만원어치) 을 각급 학교에 기증하는등 꼭 20년째 책 보내기를 해오고 있다.

鄭씨가 이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9년부터. 초등학교 2년때 고향인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사와 중학교까지 마쳤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64년부터 책방 점원으로 고학을 하느라 책을 가까이 두고도 많이 읽지 못해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기 위해서였다.

鄭씨는 이를 위해 74년 책방주인으로 독립한 뒤 자신의 어릴적과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에게는 외상을 주거나 때로는 거저 주기도 하면서 알뜰히 돈을 모았다.

鄭씨가 지금까지 기증한 책은 각종 교양도서와 학습도서를 비롯해 줄잡아 13만여권. 그는 "당초 사설도서관을 건립하는 게 꿈이었으나 책을 그냥 갖고 있기보다는 우선 도와줄 필요가 있음을 느껴 기증해왔다" 며 "안면도에 있는 학교 학생으로부터 고맙다는 편지가 올 때 큰 보람을 느꼈다" 고 밝혔다.

대전 = 이석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