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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의 ‘즐거운 하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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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고풍스럽고 기품 있는 한옥은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여름 낮에 대청마루에 누워 낮잠을 청하고, 밤에 처마 끝에 걸린 달을 보며 담소를 즐기면 무더위가 절로 비껴간다.

전주 한옥마을에는 맛보고, 배우고, 듣고, 보면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한옥생활체험관은 조선시대 양반집을 연상케 한다. 세화문(世化門)을 열고 집안에 들어서면 ㄴ자 모양의 사랑채와 안채가 손님을 맞는다. 문풍지를 발라 놓은 곁문과 툇마루, 햇볕 좋은 마당에 놓인 항아리에서 푸근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온돌방에서 단잠을 자고, 아침에는 전통 아침식사인 5첩 반상을 받을 수 있다.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한옥마을을 누비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랑채·안채·행랑채를 갖춘 동락원은 100여 년 전 한옥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한옥 숙박을 하면서 비빔밥 만들기, 한복과 전통 예절, 다례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나무와 꽃을 잘 가꿔 놓은 넓은 마당과 정겨운 장독대 풍경이 인상적이다.

아세헌은 숙박하면서 우리 고유의 전통음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민요·판소리·가야금·가야금 병창 등을 감상하고 직접 배워 볼 수 있다. 집주인이 뜯는 가야금 소리가 모닝콜을 대신한다.

설예원에서도 생활예절과 다도예절 등 우리 전통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한복을 입고 절하는 법부터 침선 공예, 다과 만들기, 다례, 천연염색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소년과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학인당은 한옥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다. 전주의 대부호 백낙중이 경복궁 중건에 거금을 낸 뒤 고종으로부터 대저택 건축을 허락받아 지었다고 전해진다. 준공 때 99칸 규모이던 게 현재는 7채(대지 1500여㎡)로 줄었으나 본채·별채·사랑채 등이 어우러진 모습은 여전히 근사하다. 넓은 정원과 연못 등이 운치를 더한다.

황실후원회가 운영하는 테마생활관인 승광재엔 마지막 황손인 이석씨가 머물고 있다. 전통 궁중 한식과 궁중 다례·예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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