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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백로서식지 훼손 위기…보호구역 옆 고속화도로 뚫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해마다 1천여마리의 백로가 날아와 장관을 이루던 대전시 유일의 백로서식지가 도로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18일 대전 환경단체등에 따르면 시가 다음달말부터 착공키로 한 갑천변 도시고속화도로 4.8㎞ 구간중 3㎞구간이 시가 지정한 조수보호구역과 겹쳐 백로서식지가 훼손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갑천변 고속화도로는 대전서구 만년교와 가수원교 사이에 길이 4.8㎞, 너비 왕복 6차로로 건설되는데 백로서식지인 대전시서구정림동 월평공원 주변 폭2백여m, 길이 3㎞의 갑천을 지나도록 설계되어 있다.

월평공원 주변은 먹이가 풍부한 자연습지로 매년 대백로와 쇠백로, 황로등 1천여마리가 봄부터 늦가을까지 서식하며 해오라기와 왜가리등 다른 철새들도 많이 찾아와 시가 조수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가 시작되면 공사로 인해 자연습지가 크게 훼손될 뿐만 아니라 공사장의 소음으로 인해 이 지역에 백로등 철새들이 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환경보호자들은 시측에 우회도로 건설등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공주대 생물학과 조삼래 (趙三來.46) 교수는 "월평공원 인근은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자연습지 생태계가 훌륭하게 형성된 보기 드문 지역" 이라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우회도로 건설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보호수림 조성과 방음벽 설치등 생태계 보호조치를 최대한 취하겠으나 토지수용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 우회도로 건설은 어렵다며 공사강행 방침을 밝혀 백로서식지 파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도로는 예정 공사비가 8백20억원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한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으로 진행되며 2001년 10월 개통될 예정이다.

대전 = 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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