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가
왜 이리도 혼란스러운가요?
"기다리면 다 되는데
왜 그리 난리죠."
곱으로 빠져나간 요금은요?
"언젠가는 다 돌려주죠."
잘 안 터지는 요금 단말기는요?
"금방 다 고친다잖아요."
늘 타던 노선이 없어졌네…
"곧 적응할 거예요."
번호가 안 보여요.
행선지 표시도요….
"기다려봐요.
익숙해지면 다 보여요."
그래요.
맘 비우고 기다리는 일에
우리는 다들 길들여졌죠.
꽉 막힌 길, 난폭운전에
기다려도 소식 없는 버스…
천만명의 도시 시민으로 살려면
그 정도 내공은 닦아야죠.
인내심이요? 관심이요?
넘치도록 많지요.
정말 좋아지기만 한다면요.
달라진 요금,
왜 미리 알아보지 않았냐고요?
바뀐 번호,
왜 미리 확인하지 않았냐고요?
세상은 점점 빨리 돌아가고
버스도 단번에 빨라진다는데
나만 계속 느릿느릿했나 봐요.
"7월 1일. 버스가 달라집니다."
"버스를 타도 약속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 약속 지키려고
한번 더 살펴보고
조금 더 확인하고
잠시 고민할 새도 없이
버스는 앞만 보고 달렸다죠….
7월 1일 개편 이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서울의 대중교통 시스템이 서서히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기계의 오류 등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서울시는 성급한 시행으로 시민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김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