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트렌드]미국 행정부 "기업서 배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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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행정도 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추진해온 미 클린턴정부의 5년간에 걸친 성과가 정리된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기업인출신으로 신정부의 정보화추진을 책임지고있는 배순훈 (裵洵勳) 정보통신부 장관도 취임 첫 일성으로 '정부의 재창조 (리인벤팅)' 가 현정부의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 미국배우기바람이 불 전망이다.

'미국 최고 기업으로부터의 교훈' 이란 부제를 가진 미 정부의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앨 고어 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국가행정평가위원회가 작성, 최근 공개했다.

보고서는 정부.공무원이 편견을 버리고 무조건 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며 정보기술 (IT) 의 활용을 촉구하고 있다.

실례로 미 정부가 돈을 들이지 않고 가장 잘한 정책은 인터넷에 있는 10만 6천여개 공공기관의 웹사이트를 하나로 연결, 기업이 원하는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 정부정보사이트를 마련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꼽고있다.

IT를 통해 기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인 사례는 많다.

미 정부는 현재 9백50만가구에게 빈민구제용 식권을 나눠주는데 연간 2백40억달러를 쓰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빈민들이 식권을 싼값에 팔아넘기거나 마약과 바꾸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식권카드제. 이 제도는 식품점.은행.정부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실제로 음식을 사야만 식권보조금이 지급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연간 2억달러의 비용절감은 물론 확실한 정책효과도 보게 됐다.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가 자체 보유한 슈퍼컴을 굿이어타이어사의 신제품 개발에 활용토록 한 것도 정부.민간합동사업의 성공사례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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