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대우 5개 계열사 무보증전환채 편법발행…증권감독원 조사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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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부 재벌 계열사들이 경영권방어 목적으로 무보증 전환사채 (CB) 를 발행해 편법으로 계열사에 인수시킨 것으로 드러나 증권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증권감독원은 16일 최근 무보증 CB를 발행해 맞바꾼 LG그룹 LG전자와 LG화학, 대우그룹 대우정밀.㈜대우.대우통신 등 5개사에 대해 편법발행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LG전자와 LG화학은 1천억원씩, 대우그룹 3개 계열사는 2천2백45억원의 무보증 CB를 최근 발행했으나 청약자가 없어 상호 보유하는 형태로 소화했다.

증감원에 따르면 무보증 전환사채는 기업들이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나 이들 5개 기업은 일반인이 사실상 청약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의 경우 만기보장 수익률이 4%에 이르고 (주식으로의) 전환프리미엄이 49.7%에 달하는 등 일반인로서는 도저히 청약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자금조달은 실질적인 자금부담 없이 취득한 전환사채를 재벌 계열사가 상호 보유함으로써 재벌 구조조정 및 기업투명성 제고정책에 역행하고 있다.

더욱이 외국인은 물론 제2대주주 등 경영권에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편법 발행에 대해 공정성문제를 제기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또 당초부터 자금조달 목적과 공모의사가 없음에도 공모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회사채 발행시장의 질서를 문란케 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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