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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IMF후 업종별 동향' 보고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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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제통화기금 (IMF) 이후 소비 위축등에 따른 실물 경제 붕괴가 심각한 지경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수가 20~30% 줄고 수출도 원자재난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해 자칫 실물 경제의 기반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IMF사태이후 업종별 동향'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산업생산 증가율이 마이너스 10~15%로 60년대 이후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최근 수출이 늘고 있으나 금 (17억달러) 을 제외하면 1.8% 증가에 불과해 내용면에서는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4개월째 이어지는 무역 흑자도 수출경쟁력의 회복보다는 수입이 20%이상 줄어든 요인이 크며 특히 원자재수입 감소로 3~4개월내 수출 차질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어 "현재와 같은 산업위축 상황이 계속될 경우 경제 회생이 매우 어려워진다" 며 "산업회생의 가장 큰 걸림돌인 고환율.고금리 문제를 해결해야 할것" 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주요 업종별 최근 동향.

▶가전 = 올들어 2월까지 내수는 30%이상, 수출은 달러기준 20%정도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판매부진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대리점들의 수익도 급감해 가전3사의 5천여 대리점중 2백여곳이 폐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통신 = 지난해 월평균 20만명 정도였던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수가 올들어 3만명 정도로 줄었고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채산성도 악화됐다.

이에따라 정보통신 분야에 집중돼있는 중소 벤처기업의 경영난이 우려된다.

▶반도체 = 가격경쟁력 향상등으로 1, 2월중 수출이 11.6%늘었고 수지도 개선됐다.

올해가 2백56메가D램등 차세대 제품에 대한 투자를 해야할 시점이지만 고금리.환율상승으로 투자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장기적으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자동차 = 1, 2월중 내수감소폭이 53%로 2차오일쇼크때의 39%보다 훨씬 심각하다.

수출금융의 지원 미비등으로 가격 경쟁력 향상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1%증가에 그쳤다.

업계의 조업중단 사태가 확산되며 공장가동률도 30~40%에 불과하다.

매달 20여개 부품업체가 도산하고 있으며 완성차업계의 채산성도 악화되고 있다.

▶조선 =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최근 3개월간의 수주량이 전년 동기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선수금에 대한 환급보증이 제대로 안되는 것도 수주 감소의 원인이다.

수주단가도 크게 하락해 업계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조선업계의 부도로 조선기자재 업계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철강 = 한보철강.삼미특수강.기아특수강등 대형업체에 이어 부도사태가 중소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내수가 크게 줄어 1~2월중 공장 가동률이 70~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저가 수출로 수익성은 하락하고 있다.

▶석유화학 = 내수가 작년 동기보다 20~30% 감소하고 수출은 3% 증가하는데 그쳐 재고가 30%정도 늘어났다.

금융기관의 유전스 기피로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고금리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단품업체와 중소 가공업체의 어려움이 특히 크다.

▶섬유 = 의류시장은 작년 14조원 규모에서 올해는 12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의류.섬유업체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으며 중소업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부도업체들이 현금확보를 위해 덤핑판매를 함으로써 시장질서가 교란되고 있다.

▶유통 = 도소매 판매액이 작년 12월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감소폭이 확대돼 2월중에는 마이너스 6.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백화점.슈퍼마켓.재래시장의 매출이 격감하는 가운데 가격할인 경쟁이 치열하다.

유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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