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사장, 학력제한 걸려 정부 지원금 퇴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전문지식을 가지고 뛰어난 기술만 개발하면 그만이지 학력이 뭐가 중요합니까. " 대전의 한 중소기업인이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을 신청하려다 '학력미달' 로 접수를 거부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건설장비 제조.판매업체인 삼우기업사 대표 호봉식 (扈鳳植.42.대전태평동) 씨는 최근 대전.충남중소기업청에 '중소기업 기술혁신 개발자금' 을 신청하러 갔다.

지원금을 받아 자신이 평소 기술을 개발해 두었던 '소화탄 (消火彈) 및 그 발사장치' 를 상품화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扈씨는 사업계획서등 필요한 서류를 모두 갖췄음에도 불구, 단지 고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예 접수조차 거부당하는 '쓰라림' 을 맛봐야 했다.

중소기업청이 정한 자금 지원 규정에는 '고졸 이상으로 해당 분야 경력 5년 이상' 만 신청할 수 있게 돼있어 대전 C공고를 중퇴한 扈씨가 문전박대를 당한 것이다.

대학교수 1명, 박사과정 학생 3명등의 기술 개발 연구원을 확보하고 있는 사실을 들어 읍소를 했으나 기업청측은 업체 대표인 扈씨의 학력만을 문제삼아 막무가내였다.

扈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못마친 것도 가슴아픈데 기술을 가지고도 이렇게 푸대접을 받으니 억울해서 살겠냐" 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관계자는 "자금 지원 조건 (업체당 1억5천만원 이내.무담보 무이자) 이 워낙 좋다보니 신청업체가 많아 부득이 접수단계에서 부터 제한을 두고 있다" 며 "학력제한을 완화해 주도록 정부에 건의해 놓고 있다" 고 말했다.

대전 =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