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무심천둔치 하상주차장, 예산낭비·전시행정 표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충북청주시가 4억원을 들여 환경단체의 끈질긴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완공한 운천동 무심천둔치의 하상주차장이 예산낭비와 전시행정의 표본이 되고 있다.

이곳 주차장 규모는 전체 7천3백㎡에 승용차 기준 1백30면이나 하루 이용차량은 10대에 그치는등 온종일 텅텅 비어있기 때문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구청이나 50m정도 떨어진 파출소 등 관계기관은 주차장 옆도로에 불법주차가 성행하는데도 단속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주차장은 시가 지난 96년말 조성계획을 발표하면서 운천동 주택가의 주차난 해소를 명분으로 내걸었으나 당초부터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빚어졌던 사업이었다.

주차장 위치가 주택가나 상업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인접도로에는 철공소와 커피숍 1곳이 전부로 대부분 빈터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잇따른 하상구조물 설치로 무심천의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되는 것을 우려한 청주환경련 등 시민단체가 일제히 반대를 하고 나서 시위와 농성을 수십차례 벌이는 등 공사저지를 위한 투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는 "시장의 치적홍보용 사업이라고 보지 않고는 달리 이해할 수 없다" 며 "현재 인근 주택가 주차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고 말했다.

시관계자는 "홍보가 부족한데다 불법 노상주차를 일삼는 그릇된 시민의식으로 아직 이용도가 낮다" 며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이용차량이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청주 = 안남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