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주식매매 동향따라 주가 급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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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외국인의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중이 20%를 넘어선 이후 외국인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따라 국내 주가가 크게 변동하고 있다.

또 외국인들은 6일 하룻동안 5천1백억원어치의 산금채를 사들이고 이날 처음으로 기업어음 (CP) 을 매입하는 등 단기차익이 높은 곳을 좇아 빠르게 투자수단을 바꾸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4일 3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데 이어 5일에는 순매도 강도를 1백9억원으로 높인 뒤 6일 6백42억원 (주문기준) 으로 수위를 한층 높여 국내 투자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570선까지 치솟았던 종합주가지수는 단 이틀만에 50.21포인트가 하락하면서 520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들의 최근 매도전환이 단기적인 이익실현에 따른 것이라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국내 정국 불안과 외환위기 재연 가능성에 따른 관망세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어 우려되고 있다.

◇ 삼중 (三重) 이익 실현 = 올들어 매수세로 일관한 외국인들은 헐값에 주식을 산 뒤 환율하락 (1천8백원선→1천6백원선) 과 주가상승 (360선→570선)에 따라 막대한 환차익과 매매익을 실현하고 있다.

여기에다 외국인의 증시자금 국내 재유입 이후 처음으로 주가지수선물 3월물의 만기가 오는 12일로 임박해옴에 따라 주가가 내려갈수록 이익을 내는 매도포지션을 취해놓은 외국인들은 선물거래 차익까지 삼중의 이익을 보고 있다.

◇ 홍콩.영국계 단기차익 실현 = 최근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은 지난해 12월말~올 1월말 사이 대거 유입됐던 홍콩.영국계의 단기투기성 자금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장석희 투자전략실장은 "1월초 들어온 외국인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반면 2월 이후 유입된 미국계 중장기 자금은 아직도 이익을 못남겨 머무르고 있다" 고 말했다.

◇ 단타매매 = 외국인들은 또 올들어 전면개방된 채권시장에서 민간기업의 회사채를 외면하고 만기 14일짜리 통안증권 위주로 단기 특수채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안정성과 환금성이 확실한데다 환율의 하락추세로 초단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또 장외시장으로 투자장소를 이동해 현대중공업의 주가를 두배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이익 가능성에 따른 변화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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