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땀 흘려 기운 없을 때 좋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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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기운이 없고 피곤하며 의욕이 없을 때 흔히들 원기부족이라고 한다. 이러한 원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태어날 때 부모에게 받은 선천지기(先天之氣) 덕에 기운이 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한 체질로 태어나 평생 골골하며 병치레를 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비록 선천지기는 약하지만 감정을 잘 다스리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짐으로써 후천지기(後天之氣)가 건강한 사람도 있다.

이러한 허약 증상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눈다. 첫째가 기허증(氣虛症)이다. 이들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자꾸 눕고만 싶으며 의욕이 없다. '맥이 없다'고 해서 맥박을 재보면 70회가 안 될 정도로 느리고 약하다. 이때는 기를 끌어올리는 약과 음식이 필요한데, 대표적인 약으로 인삼이 들어있는 보중익기탕을 꼽는다. 요즘처럼 덥고 땀을 많이 흘리면 기허증이 심해지는데 이때는 수삼 한 뿌리와 우유 한 잔을 믹서에 갈아 꿀 한 스푼을 넣고 아침마다 한 잔씩 먹는다. 15~20일 복용하면 기운이 나고 의욕이 생기며 피로가 풀린다.

둘째, 혈허증(血虛症)이 있다. 몸안에 피가 부족한 증상으로 가슴이 뛰고 깜짝깜짝 놀라며 손발이 저리다. 또 앉았다 일어나면 어지러움을 느끼며 누우면 땅으로 푹 꺼지는 느낌도 든다. 이는 조혈능력이 떨어져 피가 부족하거나 허약할 때 나타난다. 녹용건비탕.당귀보혈탕 등이 추천된다. 당귀는 피를 만드는 대표적인 약재다. 평소 당귀 20g에 대추 5개를 넣고 물 500㏄에 한 시간 정도 달여 아침 저녁으로 차처럼 마신다.

셋째, 음허증(陰虛證)이 있다. 몸에 있는 호르몬이 부족해서 생긴다. 음허증으로 진액이 부족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머리털이 가늘어지거나 잘 빠진다. 음허증에는 육미지황환.우기음 등의 약을 많이 처방한다. 음식으로는 붕어.잉어.장어.해삼.멍게.미역.다시마 등 해산물이 좋다. 검정 참깨 600g과 검정콩 600g을 볶고, 호두 200g과 함께 빻아 아침 저녁 한 수저씩 먹는다.

마지막으로 양허증(陽虛證)은 몸에 불이 없는 증상이다. 여름에도 추위를 타고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을 싫어한다. 또 조금만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는 등 몸이 냉하다. 이 때는 부자이중탕 등 열성 약재인 부자를 이용한다. 부자와 비슷한 따뜻한 성질의 생강도 좋다. 말린 생강을 갈아 차를 만들어 수시로 마셔보자.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www.jas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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