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양자·신낙균·김선길 장관 부동산 투기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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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새 정부 몇몇 장관들의 편법 부동산 매입 내지 변칙적 토지소유가 물의를 빚고 있다.

현재 시비가 되고 있는 각료는 '장남의 위장전입을 통한 부동산투기' 의혹과 관련된 주양자 (朱良子)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 본사 취재팀이 확인한 신낙균 (申樂均) 문화관광부장관.김선길 (金善吉) 해양수산부장관 등이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7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朱장관 의혹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권이 朱장관 문제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5년 전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정부 첫 내각에 여성 보사부장관으로 임명됐던 박양실 (朴孃實) 씨가 자녀들의 위장전입을 통한 부동산투기 물의로 10일만에 중도 하차한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朱장관의 해임을 강력히 요구했다.

한나라당 주장에 따르면 朱장관의 장남 李상학 (34.J대 강사) 씨는 88년 7월 경기도광주군도척면에 대지와 밭 2백여평을 구입했으나 주민등록상으로만 거주지를 옮겼을 뿐 서울한남동 자택에 계속 거주했다는 것. 이에 대해 朱장관은 "대학원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하는 아들의 작업실을 만들기 위해 2백만원을 주고 광주군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아들이 현지에 위장 전입했던 것이 사실" 이라고 말했다.

朱장관은 "그러나 작업실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인접 대지를 통해 길을 내야 하는데 소유주인 洪모 (사망) 씨가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바람에 포기하고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다" 고 밝혔다.

朱장관의 장남 李씨는 "일부 언론에서 어머니와 내가 땅매입 목적을 달리 말하는 것으로 보도했으나 내가 '큰 매형 등과 노후에 집짓고 살자' 고 말한 땅은 일죽에 소재한 것으로 어머니가 언급한 땅과는 다른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장광근 (張光根) 부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장관 등 문제있는 각료들을 즉각 교체하라" 고 촉구했다.

한편 본사 취재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朱장관 외에도 신낙균 문화관광부장관.김선길 해양수산부장관이 혼자 주민등록을 옮겨놓고 땅을 매입하거나 별장지역 인근 땅을 가등기 상태로 14년째 소유하는 등 투기 의혹을 받는 상태다.

申장관은 14년 전인 84년 4월14일 일가족과 떨어져 경기도 남양주시화도읍마석우리407로 전입신고를 한 뒤 실제로는 서울에 거주하며 84년부터 87년 사이 남양주시화도읍 일대 8필지 1만여평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申장관은 서울송파구가락동 H빌라에 거주중이며 84년 이후 계속 서울에 거주해 온 가족들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申장관은 또 96년 7월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공직자 재산등록 때 남양주시화도읍월산리561의1 등 임야.전답지역 5필지를 2분의1씩 공유지분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으나 등기부 확인 결과 이중 3필지는 申장관 단독명의로 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申장관은 이밖에 대규모 공업단지가 조성된 전남 율촌공단과 5분여거리인 여천군율촌면가장리산216에 5천5백평의 임야를 소유하고 있다.

또 申장관의 남편도 전혀 연고가 없는 경기도가평군 및 전남고흥군 지역의 임야 4필지 2만9천여평을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申장관은 "친정이 남양주에서 대지주여서 물려받은 땅이 있었는데 농사짓기 위해 추가로 땅을 매입, 자주 고향을 오가며 농사를 지었다" 며 "공유지분 땅은 서울에 사는 친구와 함께 사는 바람에 공동등기를 못했고 율촌공단 인근 땅은 빚 대신 받은 땅" 이라고 해명했다.

金해양수산부장관은 96년 재산등록 당시 경기도양평군양서면대심리 일대 6필지 2만5천7백여평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金장관은 이 땅중 주소를 옮기지 않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할 수 있는 임야 3필지는 金장관의 명의로 등기를 했으나 경작자에 한해 매매가 가능한 전답 3필지는 가등기 상태로 14년째 소유하고 있다.

특히 金장관은 91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이 지역 주민 安모씨에게 이 땅들을 팔겠다고 계약금을 받아놓고도 땅값이 오르자 계약을 해지하려고 해 송사에 휘말려 있다.

金장관은 "83년 고교 후배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못해 빚 대신 받은 땅이며 땅 문제는 처가 알아서 해 내막을 잘 모르겠다" 고 해명했다.

박승희·김현기·장혜수·김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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