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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부대, 자전거로 백두대간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5일 오후 양양군 서림리에서 인제군 진동리로 넘어가는 조침령을 향해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오르는 아줌마들의 자전거 행렬.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는 이광자 사무국장(오른쪽).

새도 하루 자고 넘는다는 조침령. 백두대간이 갈라놓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서림리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를 연결하는 높이 770m 고개다. 2006년까지만 해도 이 고개를 넘으려면 비포장도로(418번 지방도)를 달려야 했지만 지금은 고개 밑에 뚫은 터널을 통과하면 된다.
터널은 고개 아래 있지만 그래도 높이는 700m 수준이다.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이 백두대간 고개를 자전거로 넘을 수 있을까.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 무렵.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는 자전거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56번 국도 양양군 서림삼거리에서 갈라져 인제군 진동리로 향하는 418번 지방도를 따라 직선거리로 3km 남짓 올라온 이들은 모두 아줌마들이었다. 조침령 터널까지 남은 거리는 다시 3km. 이번에는 꼬불꼬불한 S자형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맨 앞에서 쉬지 않고 페달을 밟으며 오르는 여성은 자전거 뒤에 깃발을 달고 있는 이광자씨. 50대 중반을 넘긴 그녀는 이후30분 지난 오후 4시 10분께 젊은 아줌마 3명을 이끌고 조침령 터널 입구에 도착했다. 영동에서 영서로 넘어가는 6km가 넘는 조침령 고갯길을 50분 만에 주파한 것이다.
백두대간 조침령을 자전거를 넘은 아줌마들은 (사)자전거21이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는 ‘3741 자전거반도기행’에 참가한 여성본부 소속 회원들이다. 참가자는 모두 53명으로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양양 낙산사를 출발해 인제군 기린면 방태산 입구까지 45km를 5시간에 걸쳐 달렸다.

출발에 앞서 포즈를 위한 박양자 본부장(왼쪽)


총 45km 주행 중 가장 어려운 구간은 역시 418번 지방도를 따라 조침령 터널까지 오르는 고갯길이다. 53명 중 10여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간중간에 자전거를 끌고 올라와야 했다. 나는 새도 하루 자고 넘는다는 고개를 자전거를 타고 넘는다는 것은 건강한 남성들도 쉽지 않은 일이다.
사단법인 자전거21이 1997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3741 자전거반도기행은 ’북위 37도 41분‘ 같은 위도 상에 있는 강원도 정동진에서 인천 강화군 석모도까지 총 468km를 자전거로 완주하는 환경·문화 체험 프로그램이다. 매달 한번씩 7번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는 자전거기행은 지난달 10일 정동진을 출발해 양양까지 77km 구간을 이틀간 달렸다. 이번달에는 양양 낙산사에서 인제까지 15일, 16일 이틀에 걸쳐 모두 90km를 주파했다. 다음달에는 인제에서 양구를 거쳐 추곡양수터까지 77km 구간이 예정되어 있다. 7월은 건너뛰고 8월에 재개되는 자전거 기행은 11월 6일 서울 올림픽공원을 출발해 7일 강화군 석모도에 도착하는 114km 구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자전거 기행 참가한 50여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70세의 박양자 아줌마. 10년째 기행에 참가하고 있는 그녀는 여성본부 맏언니로 현재 본부장을 맡고 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아줌마는 38세. 젊은 아줌마를 앞에서 끌며 조침령 터널 정상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광자씨는 올해 58세로 여성본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3741 자전거반도기행’ 참가하는 길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사)자전거21이 실시하는 소정을 자전거교육을 마치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문의 02-424-2940.

‘3741 자전거반도기행’ 아줌마 부대가 조침령 터널을 통과해 인제군 진동리로 향해 힘차게 페달을 밟고 있다. 오른쪽 위에 조침령 고개가 있다.

글·사진/워크홀릭 노태운 기자 noh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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