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아름다운 동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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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김학영 지음, 두란노, 208쪽, 8000원

책의 부제는 ‘아들과 아버지, 그 가슴 뜨거운 화해’로 돼 있다. 즉 저자인 아빠가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 외면해왔던 아들과 가족의 소중한 가치를 불의의 사건을 계기로 되찾는 과정을 담담히 그린 다큐멘터리 기록이다. 어느 대목은 신앙간증을 방불케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들과 아버지의 만남이 주축이라서 크게 거슬리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고백에 따르면, 자신은 성공철학에 매달려왔다. 삼성물산에서 20년 근무하는 동안에 가정을 채 돌보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위기가 닥쳐 왔다. 1990년대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직장을 잃었고, 방황이 시작된 것이다. 이미 머리가 조금 굵어진 아들은 아빠에게 교회에 나가 위안을 받으라고 권유했으나 경직된 사고에 신앙은 겉돌기만 했다.

그러던 중 결정적인 계기는 따로 있었다. 지난해 대기업 입사를 앞두고 잠시 해외여행을 떠났던 아들이 스위스에서 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책의 서술은 아들의 시신을 거두기 위해 스위스로 가는 7일간의 여정을 뼈대로 하면서 자신의 삶과 부자지간의 정에 대한 짙은 성찰을 보여준다. 소박한 글이지만, 울림이 크다. 진솔하기 때문이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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