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성적 올리는 입체시간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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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성적 올리는 입체시간표

20분 공부, 10분 휴식
집중력, 서서히 늘리세요

주부 정문주(45·서울 송파구)씨는 아들 고한욱(14·서울 오륜중2)군 때문에 고민이다. 최상위권의 수학·과학 성적을 유지하지만 반 성적은 8~10등이 고작. 공부를 게을리해서도 아니다. 주5일 학원도 꼬박꼬박 다니고, 밤 자율학습도 빼먹지 않는다. 매일 방과후 1시간씩 하는 축구로 체력도 자신있다. 언뜻 보기에 시간표도 하자가 없다. 참 모를 일이다. 어떻게 도와줘야 좋을까.
 
프리미엄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체크포인트 ①
학원편중여부, 실질공부시간 따져보세요 
엄마는 우리집 공부 주치의- 닥터맘 저자 김정국 한의사는 정씨에게 한욱군의 학습시간표가 ‘편식’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중 3일은 수학, 2일은 영어학원을 다니고 귀가해서는 학원숙제 하기에 바쁘다. 이 때문에 다른 과목을 공부할 시간이 전혀 없다. 자습시간의 집중도도 떨어졌다. 정씨는 “매일 3시간 정도 혼자 공부하지만 자주 들락날락하고 시간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욱이도 “1시간 중20분 정도만 몰두하고 나머지는 딴생각에 빠진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한욱군과 상의 후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주중 하루는 학원에 가는 대신,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을 집에서 복습하기로 했다. 한욱이가 중요내용을 정리하면 정씨가 쪽지시험을 보는 식으로 돕는다. 야간에 떨어진 집중력을 보완하기위해서는 ‘20분 공부법’을 사용한다. 20분간 잡념 없이 공부한 뒤, 10분간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반복한다. 김 원장은 “이 방법을 사용하면 한욱이의 1시간당 실질 공부량이 40분으로 늘어난다”고 알려줬다. 습관이 될 때까지 정씨가 한욱이의 학습시간과 쉬는 시간을 꼼꼼히 체크하고, 잘 지키지 못할 때는 TV·컴퓨터 금지 등 일정한 벌칙을 주기로 했다. 저조한 국어과목 성적을 보완하기 위해서 등교 전 30분가량 신문을 빠르게 읽는다. 시간이 부족할 땐 정씨가 미리 신문을 훑어보고 중요한 사건이나 용어에 체크해 주면 한욱이가 나중에 읽기로 했다. 공부라는 부담 없이 독해력과 어휘력을 향상시키기에 제격이다.

체크포인트 ②
균형적 운동여부, 수면·식습관 점검하세요
체력관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욱이의 근육량은 또래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매일 격렬하게 축구를 즐기는 아들이 근육부족이라는 말에 정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원장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며 “축구가 한욱이의 체력을 불균형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잘라 말했다. 축구는 대표적 유산소운동이다. 유산소운동은 근육을 소진시킨다.
 
정씨는 “몸에 적절한 근육이 없으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축구시간을 줄이고 근력운동과 줄넘기 등 키크는 운동을 병행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쉴 때 앉았다 일어서기, 팔굽혀펴기 등 맨손근력운동도 수시로 하도록 계획하고 지켜보기로 했다.
 
식사는 한욱이의 상황에 맞춰 하루 4끼로 조정했다. 한욱이는 “저녁밥을 먹고 나면 졸려서 공부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방과후 4시에 간단한 간식을 먹고 3시간 동안 학원수업을 다녀온 후 밤8시쯤 저녁식사를 한다. 정씨는 4시에 간식 대신 제대로 사하게 한 후, 8시에는 허기를 면할 정도로 가볍게 식사를 시키기로 정했다. 방과후 운동으로 허기진 배를 탄수화물로 보충해서 학원 수업을 능률적으로 받게 하기 위해서다. 밤에도 야간자습에 방해받지 않을 정도로 간단히 식사를 제공해 졸리지 않고 집중도를 높일 수 있게 했다.
 
일정관리의 핵심 주체는 엄마다. 정씨는 “아이의 생활이 불균형적이라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달아 다행”이라며 “체력·식습관과 학습관리를 집에서 최대한 도와 성적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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