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 주입식 교육으로 비판·창의적 사고 능력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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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우유를 쏟으면 한국 부모들은 야단치지만 미국 엄마들은 이를 지도로 만들어 놀자고 합니다.”

한인 학생들의 진학을 상담해 온 미국 뉴욕 플러싱의 켄트 아카데미 조이스 최(사진) 실장은 16일(현지시간) “어떤 상황이 닥쳐도 미국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창의성을 길러주려 노력한다”며 “이 같은 태도가 비판적 사고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이 떨어지는가.

“그렇다. 한인 학생들의 경우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왜(Why)’, ‘어떻게(How)’를 생각해 내는 훈련이 부족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데 서투르다.”

-어떤 문제가 생기나.

“주입식 교육의 폐해로 한인 학생들은 어떤 과목이든 분석적이고 비판적 시각이 필요한 에세이를 쓸 때 많이 힘들어 한다. 또 수학·과학 같은 이과 과목의 학습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보통 때는 큰 차이가 없지만 수학경시대회 등에 출전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경우 미국 학생들은 독창적인 방법으로 풀어내는 데 반해 응용력과 창의성이 부족한 한인 학생들은 쩔쩔맨다.”

-이유는.

“플러성 코리아타운에 사는 한인 학생들 가운데는 학교·학원과 집만을 왔다갔다할 뿐 맨해튼 시내에도 잘 나가보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 이런 얄팍한 삶의 경험으로 어떻게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가 나올 수 있겠는가. 여러 분야에서 폭넓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 줘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면 무조건 걱정한다. 일반인들과는 다른 생각을 갖더라도 이를 수용하고 격려해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더불어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돕는 게 좋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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