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폐기 땐 놀랄 만한 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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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북한이 핵 활동을 중지하고, 국제감시를 받으며, 진정한 핵 폐기를 결정한다면 얼마나 많은 것이 가능하게 될지 아마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이제 북핵 6자회담에서 전략적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은석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이 전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대화를 나눠봤으면 참 좋겠다"며 "그러면 우리가 말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엇보다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계획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라이스 보좌관은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고 부시 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와 미래의 한.미 관계에 밝은 전망을 갖고 있으며, 21세기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이 필수"라고 강조했고 라이스 보좌관도 이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친서에서 김선일씨 피살사건으로 인한 정치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추가파병 방침을 재확인하고 '테러와의 전쟁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한 것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훈.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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