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100일] EBS 수능 강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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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들로부터 인기를 누리는 EBS 수능강좌 10개 중 8개가 학원강사들의 수준별 강의인 것으로 조사됐다.

EBS는 수능강의 전문 사이트인 EBSi(www.ebsi.co.kr) 개통 100일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고교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EBS 강의를 듣기 위해 회원에 가입한 학생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4월 1일 이후 학생들이 강의를 들어본 뒤 평점(1~5점)을 매기게 한 결과 고급과정인 '국사'(강사 전한길)가 1025명의 학생에게서 만점(5점)을 받았다. 만점을 준 학생 수로 따져 1위였다.

2위는 '7차 언어유형으로 시작하기'(초급.강사 윤석준)였으며, 3위는 한성과학고 오찬세 교사의 '고품격 문학 특강(고급)'으로 나타났다. 10위 안에 든 또 다른 현직교사 강의는 '뉴포트리스 국사'(경화여고 이희명 교사)였다.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장 많이 본 강좌는 '뉴포트리스 과학'의 '힘과 에너지 1'(히트 수 7만1232)과 '수학Ⅰ(고급)'의 '지수'부분(히트 수 6만170)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가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가장 많이 내려받은 인터넷 강의는 '고교 영어듣기'였다.

또 EBS가 전국 고교생 255명과 학부모 255명, 교사 103명, 교육 전문가 107명 등 72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수능강의를 시청하는 학생이 전체의 89.8%인 것으로 집계됐다. "거의 매일 시청한다"는 학생이 17.6%, "가끔 본다"는 학생이 72.2%였다.

만족도에 대해선 "만족한다"는 응답이 학생 75.7%, 교사 82.5%, 전문가 72%, 학부모 58.4%로 나왔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와 관련해선 수능강의 시청 후 학원 수강과 과외 등을 줄였다는 응답이 학생의 32.1%, 학부모의 18.8%로 나타났다. 이어 학생의 9.4%, 학부모의 17.3%는 "현재 사교육을 받고 있으나 앞으로 줄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학생의 46.3%, 학부모의 58.7%는 여전히 "사교육을 받고 있고 계속 받겠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EBS 수능강의의 문제점에 대해 "강의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지적했고, 교사들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고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 그치고 있다"고 답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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