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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녹이는 '父子광고' 정으로 눈길끌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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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요즘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고민이 많다.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 이후 잔뜩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눈과 귀에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고 들려줘야 할 지, 아이디어마저 고갈될 지경이다.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을 소재로 한 광고들은 이같은 고민의 산물중 하나다.

부자간의 정,가족 간의 사랑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 당기고,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보려는 것이다.

이달 중순부터 방영 중인 조흥은행 TV광고를 보자. 이 광고에는 이렇다할 멘트도 시선을 확 잡아 끄는 장면도 없다.

종전의 은행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은행창구 모습 등 '돈 냄새' 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숲속에서 산뜻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산책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 뿐이다.

아버지와 아들 간의 굳은 사랑과 신뢰를 보여줌으로써 '아버지를 모시는 아들처럼 고객을 모시겠다' 는 은행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그러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자는 의도다.

이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 관계자는 “고개 숙인 아버지들이 많아진 요즘 세태에 부자간,가족간의 사랑만큼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소재가 없다” 며 “당분간 이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물들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구몬학습 광고는 개그맨 이홍렬과 실제 두 아들이 출연한 경우.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기초부터 튼튼해야 하는 거야' 라는 조언에 '아빠처럼요' 라고 맞장구치는 부자간의 사랑스런 대화를 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방영된 남양유업 아인슈타인 광고에는 개그맨 이경규가 네살짜리 친딸과 함께 나온다.

자연스러우면서도 한편의 꽁트 같은 부녀간 대화를 축으로 하는 이 광고 역시 사랑스런 가족의 모습을 통해 제품의 특징을 간접적으로 강조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우 코러스 컴퓨터 광고도 부자간의 상황을 연출, 시선 끌기에 성공했다는 평가.

아버지로 분한 최불암이 아들 방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장면과 '안 주무세요' 라는 아들 말에 '먼저 자' 라는 아버지의 대꾸를 통해 웃음과 함께 '쉽다' 는 제품 특성을 전달한다.

모닥불 앞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신용' 을 강조한 한국산업은행 광고와 환경미화원 부자간의 훈훈한 모습을 담은 박카스 광고 역시 부자간의 사랑과 정을 표현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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