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네버엔딩 인터뷰 ①] 진구, 악당 이미지 강해 조폭도 “어이, 동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번 영화배우 진구와의 만남은 순전히 나 이상훈이 일간스포츠에 강력하게 요청했기 때문이다.

연쇄살인마 영화 '트럭'의 주인공 영화배우 대 뷰티샵 사장의 관계, 또는 아는 친구 동생으로 진구는 내게 자리매김했지만 독자들에게 소개할때는 다소 다르다. 잦은 만남을 가졌던 진구지만 정작 나조차 잘 모르는 그를 알고 싶었다.

영화 촬영을 하나 끝내고 곧 개봉을 앞둔 진구에게 만남을 청했는데 뜻밖에 어려웠다. "형이 인터뷰어라고요? 가게(클로저 47)엔 자주 놀러갈 수 있어도…"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이 지난 겨울 한바탕 지나간 뒤 지난 주 만난 그에게 꼭 묻고 싶었던 것은 그거다. '너, 살해 의욕 느껴본 적 있었니?'

(수년전 진구를 처음 만났을때 그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원래 모자를 잘 착용한다-나타났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해 등장했는데 첫 인상,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아마 그 느낌 갖고 있는 독자들, 꽤 많을 거다. 오늘 나와 한 대화에서 발견되는 진구는 다소 다를까? 어쨌든 이 친구, 우리 가게에서 머리 이쁘게 자르고 인터뷰 준비 시작중이다. 오늘 물어볼 질문은 미안하게도, 깔끔한 화보 촬영과는 거리가 있어!)
 
인터뷰는 그동안 많이 했지.
“영화 개봉을 앞두고는 1주일에 20~30개 정도 한다. 처음엔 신나서 얘기하는데 나중엔 같은 질문 계속 받으니 지친다.”

편하게 얘기해 보자. 진구씨는 내 첫 느낌이 어땠나.
“바에서 처음 만났을 땐 거리감이 있었다. 자기 직업이 있으면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가수로 데뷔하는 배우에게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상훈은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다. ‘이 사람과는 친해지기 어려울 같다’에서 ‘저 사람을 닮고 싶다’로 변했다.

나도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았다. ‘비열한 거리’와 ‘트럭’에서의 캐릭터가 너무 강했던 탓일까. 초면에 좀 무뚝뚝하기도 했고. 그런데 알고보니 솔직담백한 사람이더라. 마음에 든다.
“닮고 싶다는 건 인터뷰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난 부모를 모시고 있고 챙겨야 할 여자 친구도 있다. 이들을 사랑하지만 가끔 자유로워지고 싶은 생각도 든다. 머리도 길러보고 싶고, 문외한이지만 음악도 해 보고 싶고.”

그거 쉽지 않은 거다.
“하하.”

실제 진구는 어떤 캐릭터인가. 현실에 유연하는 적응하는 편인가, 아니면 약간 배타적이면서 옳고 그름이 분명한 편인가.
“후자 쪽에 가깝다. 이 점은 어머니를 닮았다. 옳지 않은 일은 옳지 않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되도록 남에게 상처는 주지 않으려 한다.”

(어머니를 닮았다라… 이제 진구 어린 시절 이야기 좀 해보자.)

아버지가 촬영 감독이셨는데 배우가 되는 데 영향이 있었나.
“그 쪽으론 악영향에 가깝다. 어릴 때 아버지를 보면서 영화를 하면 가족에게 소홀해지는구나라고 느꼈다. 나도 좋은 아버지가 되기도 힘들 것 같았다. 아버지와 반대 쪽 일을 하고 싶었는데 역시 피는 속이지 못한다. 미션 스쿨인 삼육초·중학교를 나왔는데 학생들 설교 시간이 있다. 그때마다 박수를 받았다. 남에게 나를 보여주는 게 즐거웠다.”

진구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아직까진 부정에 가깝다. 15년 정도 아버지와 떨어져 살았고, 같이 산 지는 10년이 돼 간다. 떨어져 있을 때 아버지에 대한 느낌이 더 좋았다. 지금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잘 모시고 살아야지. ”

형제는?
“혼자.”

가장이네. 생활도 연기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성격은 어떤 편인가.
“내성적이다. 초등학교 1, 2학년 때는 왕따? 혼자 TV보는 게 낙이었다. 2학년 때인가, 반에 오락부장 하는 친구가 있었다. 영구 흉내를 한참 냈는데 내가 볼 땐 별로였다. 친구 한 명에게 시범을 보여주니 걔가 선생님께 ‘진구 한 번 시켜보세요’라고 했다. 얼굴 빨개져서 나갔는데 다들 웃고 난리였다. 그게 내 인생의 첫 연기였다.”

▶진구 “살인 연기하다 감정이입 충격”

ADVERTISEMENT
ADVERTISEMENT